국제
`끝없는 코로나 절망`…美선물시장서 다우지수5%이상 급락해 거래 중단
입력 2020-03-12 20:29 
12일(현지시간)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선물이 5%넘게 급락한 결과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사진 출처 = CNBC 영상 캡처]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C-19·코로나19)가 전세계로 빠르게 피해를 키우면서 글로벌 증시가 끝없는 절망에 휩싸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선물이 5%넘게 급락한 결과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날 다우 지수 선물은 개장 직후 1100 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심상치 않은 하락세를 그으며 출발한 바 있다.
선물시장 거래 규칙에 따라 오버나이트 선물 가격이 5%넘게 하락하면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 앞서 8일에는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S&P 500 지수 선물이 아시아 전자거래에서 하한가를 치면서 한때 거래가 일시 정지된 적이 있다.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유럽발 방문객의 미국 입국을 30일간 금지한다`는 대국민 발표를 했지만 내수 자극 대책이 없어 시장 실망감만 키웠다는 평이 나왔다. [사진 출처 = 백악관 영상 캡처]
전문가들은 12일 다우존스 선물이 급락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긴급 발표가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장 실망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웰스파고투자의 스콧 렌 글로벌시장 수석전략가는 "11년간의 미국 장기 호황 동안 특히 최근 호경기를 이끌어온 것은 소비자들이었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소비자들은 집에 들어 앉아 돈을 쓰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대통령 등의 발표가 소비 심리 회복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유럽 에어버스와 더불어 전세계 항공기 제조업체 양대 축을 이루며 미국 다우존스 지수를 들썩이게 하는 보잉 사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11일 주가가 폭락한 여파도 12일 다우 선물 급락에 영향을 줬다. 이날 선물 시장에서 S&P 500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선물도 급락했지만 4.8%선 하락세를 보여 다우존스보다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다우존스 선물이 5%넘게 떨어진 데에는 JP모건이 보잉사 목표 주가를 기존 주당 370달러에서 43%이상(160달러) 대폭 깎아내려 210달러로 하향한 악재가 반영됐다. 장기적 관점에서 '비중 확대'이던 매수 의견도 철회했다. 앞서 지난해 말 JP모건은 이른 바 '737맥스 사태' 여파를 감안해 보잉 목표주가를 400달러에서 370달러로 하향 조정한 바 있는데, 이에 비해 이번에는 조정 폭이 더 컸다.
앞서 11일 데이비드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어려운 시기를 맞아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달 은행에서 대출받기로 한 138억달러 중 추가로 남은 금액을 전부 인출할 것이며 당분간 신규 고용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보잉이 대출금 인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회사 신용등급이나 목표 주가 하향 등 글로벌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 경우 대출 등을 통한 현금 확보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보잉의 부채규모는 273억달러(약32조 7000억원)에 이른다. 캘훈 CEO는 또 "주문 취소가 이어지는 등 회사 매출 사정이 좋지 않다"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작업량과 초과 근무를 제한하고 해외 출장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11일 미국 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18.15%폭락하면서 주당 189.08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1974년 이후 46년만에 최대 낙폭이다. 이번 폭락 사태로 '미국 대표 제조기업' 보잉은 '차세대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시총 순위도 내줬다. 11일 증시 마감 후 보잉 시총은 1098억 달러로 테슬라(1169억 달러)에 뒤쳐지는 신세가 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트럼프 정부의 '근로세 대폭 삭감·중소기업 지원' 정책논의, 영국과 캐나다 중앙은행 등의 기습적 금리인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 대응 예고에도 불구하고 시장 불안감은 짙어지고 있다. 12일 유럽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제외 유럽발 미국 입국금지'발표와 국무부의 사실상 미국인 해외여행 금지 발표 영향으로 여행 관련주가 10%이상 급락한 가운데 각 국 증시가 5~6%대 급락세를 보이며 장을 열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