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에 부동산펀드 급제동…3년만에 설정액 감소
입력 2020-03-12 17:40  | 수정 2020-03-12 19:37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사모펀드 시장이 3년7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부동산 사모펀드 설정액이 615억원 감소했다. 앞서 국내 부동산 사모펀드 시장은 2016년 5월 이후 매월 설정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국내 부동산 사모펀드 설정액은 월평균 약 5700억원씩 증가한 바 있다. 지난 1월 까지도 설정액이 1조1848억원 증가했으나 지난달 갑작스럽게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투자수익률이 떨어진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 국내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투자금액 대비 임대수익률이 낮아져 프로젝트 투자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16~2019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단위면적당 평균 거래가격은 ㎡당 434만원 수준에서 508만원 수준으로 3년 만에 17%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대비 대출금리가 높아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더욱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는 설정액이 1조2500억원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김형근 NH증권 대체투자 전문 애널리스트는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는 주로 도심의 오피스빌딩 등에 투자하는데 유럽은 제로 금리,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상가, 리테일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 경기가 얼어붙은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형근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기가 계속 침체되는 상황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도 전망이 좋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 임대수익이 줄어들거나 엑시트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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