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르면 6개월 내 코로나19 치료항체 임상 돌입할 것"
입력 2020-03-12 17:20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유튜브 웹캐스트 기자간담회 캡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빠르면 6개월 내에 임상시험을 통해서 인체에 투여할 코로나19 치료 항체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서 회장은 이날 유튜브를 통한 웹캐스팅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를 치료할 항체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무리 빨라도 18개월이 소요되는 게 정상적이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기관과 긴급하게 진행하도록 절차를 협의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치료 항체를 개발하는 데는 경제성보다 신속성에 집중하겠다고 서 회장은 강조했다.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바이러스 치료용 항체를 발굴한 뒤 생산공정을 최적화한 해 전임상(동물실험)에 들어가기보다 우선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해 약을 내놓고 공정 최적화는 추후에 하겠다는 것이다. 또 서 회장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약을 투여받을 수 있도록 임상시험의 규모도 키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셀트리온은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제공받은 환자의 혈액을 활용해 바이러스 항체들을 확보했다. 서 회장은 "다음달 말까지 가장 중화능력이 높은 항체를 찾는 작업을 하고, 오는 5월부터는 선택된 항체의 세포주를 골라 임상용 항체를 생산한다고 보면 (6개월 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는 건강한 사람이 투약하면 약 한달간은 예방백신의 효과를 낸다"며 "백신이 상용화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긴급하게 치료용 항체를 단기간 예방백신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는 ▲현존하는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항체 ▲변이가 진행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 ▲변이가 된 바이러스까지 중화할 수 있는 슈퍼 항체 등 세 가지 타입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리보핵산(RNA) 바이러스 특성 상 변이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서 회장은 말했다.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자 스스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자가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도 함께 개발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항원)에 항체를 접속시키는 방식으로 10~20분만에 감염여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이 같은 방식은 비용이 높기 때문에 진단키트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의료진의 부담을 덜도록 하기 위해 진단키트 개발도 병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개발을 위해 우선 2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책정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우선 1차로 긴급하게 임상시험 진입까지는 할 수 있다고 서 회장은 내다봤다. 이어 "개발한 치료용 항체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추가로 3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여돼야 한다"며 "국가가 제공하는 R&D 비용만으로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국가와 협력해야 하기에 부족한 자금은 자체 R&D 자금으로 충당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속성으로 개발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다른 바이러스 치료용 항체를 개발해온 경험이 있다. 셀트리온은 다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중화할 수 있는 슈퍼 항체에 대한 임상 2b상을 마치고, 3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 항체도 인체 임상 직전이라며 특별한 일이 없었으면 중동에서 몇몇 국가와 임상을 개시할 계획이었다고 서 회장은 전했다.
코로나19 치료용 항체와 진단키트 개발에 더해 셀트리온은 임직원 및 그 가족, 인천시와 충북 청주시의 회사 사업장 인근 지역 주민들이 사용할 마스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서 회장은 밝혔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재활용이 가능한 면마스크 100만장을 발주했다. 면마스크의 소재는 셀트리온의 생산공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입는 무진복 소재가 사용된다. 해당 마스크를 받는대로 셀트리온은 인천시·청주시와 협의해 지역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서 회장은 면마스크에 필터를 삽입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기에 기존 마스크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필터 소재를 찾아 필터를 개발하면 바로 끼워 쓸 수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대기업들도 임직원과 사업장 인근 주민들을 위해 마스크 공급 노력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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