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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의 특별했던 2군 캠프 “그들의 도움이 빛날 수 있도록” [현장인터뷰]
입력 2020-03-12 17:14 
허경민은 2군 캠프를 마치고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한 1군 훈련을 소화했다. 사진(서울 잠실)=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허경민(30·두산)의 2020년 스프링캠프는 조금 특별했다. 1군이 아닌 2군 선수들과 몸을 부대끼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스무 살의 허경민을 되돌아본 그는 각오를 다졌다.
1월 코뼈 골절로 1군 캠프에서 제외된 허경민은 지난 2월 15일 2군 선수단과 대만 가오슝으로 출국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1군 2차 캠프(일본 미야자키)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허경민은 가오슝에 잔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동이 여의치 않았다. 그렇게 2군 캠프를 처음부터 끝까지 소화한 그는 10일 귀국했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2일 1군 선수단에 가세했다.
보고 싶던 동료들을 다시 만나자 허경민은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2군 캠프에 다들 후배뿐이어서 ‘선배님 호칭이 어색했다. 오늘 잠실구장에서 (1군) 선배들을 만나니까 반갑다. 그런데 다들 반겨주면서 티를 안 내더라”며 웃었다.
그래도 3주 이상 구슬땀을 흘렸던 2군 선수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예비 프리에이전트(FA)로서 올해 잘해야 하는 이유도 생겼다. 2군의 도움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잘해야 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허경민은 2군 캠프를 잘 다녀왔다. 10년 만인 것 같은데 스무 살 때 내 모습이 생각나더라. 열악한 환경에도 젊은 선수들이 활기 넘치고 열정적으로 운동하더라. 다들 밝으면서 더 배우려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2군이 나를 위해 정말 많이 도와줬다. 그들이 빛날 수 있도록 올해 내가 진짜 잘해야 한다. (2군 캠프가)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1군에서 꾸준히 뛰는 게 꿈인 2군 선수들이다. KBO리그 통산 929경기를 뛰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세 차례나 경험한 허경민은 누구나 닮고 싶은 선배다. 허경민도 본보기가 되기 위해 솔선수범하며 훈련했다.
허경민(왼쪽)은 2군 캠프를 마치고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한 1군 훈련을 소화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허경민은 ‘도와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들 열심히 하는데 내가 (어떻게든)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 전했다.
힘들어도 무조건 버텨라.”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야구에 대한 사랑을 더 키워라.” 2군 선수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허경민은 (다들 그 시절 나보다 재능이 뛰어난 만큼) 더 빨리 잠실구장에서 만날 것 같다. 앞으로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한 야수들이 머지않아 등장할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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