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바닥 안보인다"…올해 첫 `네 마녀의 날` 증시 대폭락
입력 2020-03-12 15:18 

코스피 지수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는 '네 마녀의 날'(Witching Day), 시장에는 9년 여 만에 사이드카(Side Car)가 발동됐다. 외국인 매도 행렬이 거세게 이어지면서 지수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12일 오후 3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80.33(4.21%) 하락한 1827.94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장중 한 때 5%대 급락장이 펼쳐지며 2011년 10월 4일 이후 처음 사이드카(Side Car) 조치가 내려졌다. '사이드카'란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프로그램 매매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상승·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프로그램매매 매수(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한다. 코스닥 역시 560선을 위협받는 등 위태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일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폭락 등으로 장중 한 때 1900선이 깨지며 심리적 저지선이 붕괴된 바 있다.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4조원 넘는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며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올해 첫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 만기일까지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더 확대된 모양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선물·옵션 만기일 외국인의 매도세를 경계해왔다. 통상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보유한 차익잔액을 청산하기 위해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한꺼번에 나타나 주가가 급등락하지만 코로나19 공포로 전세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패닉장 가속화'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 물량은 만기에 현물거래가 동반되는 차익거래성 거래라기보단 코로나19 공포에 따른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하방 위험 헤지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판단하는 신흥국 및 국내 시장의 반등 시기가 3월 만기와 6월 만기 사이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3월 만기일에는 외국인 선물 포지션 역시 지난주부터 순매도로 반전하면서 선물의 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아지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익거래성 거래라고 한다면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방향과 현물 순매수 방향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나, 최근 외국인의 선물과 현물 순매수 방향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하방지지선을 그려보자면 2000년 이후 블룸버그 기준 예상(Forward)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저점 수준인 0.71배(2001년)인 1820포인트선이 1차 지지선으로 예상하며, 최악의 상황 경우 1740포인트선이 될 것"이라며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진자 증가율 둔화, 국가별 확장적 통화·재정정책 추진, 미국의 경제 침체 우려 완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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