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물을 보물로"…에코 제품으로 착하게 `삽니다`
입력 2020-03-12 14:50 
[사진 제공 = 유니클로, 마켓컬리, 현대홈쇼핑]

고물이나 쓰레기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은 소재로 만든 친환경 제품을 통해 '착한 소비'나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환경오염을 줄여야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광고 플랫폼 기업 크리테오가 최근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2명 중 1명(51%)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브랜드와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에코(Eco) 제품이 에코(Echo)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유통업계도 이같은 분위기에 주목, 상품 개발 및 판매 과정에 '친환경'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친환경 소재나 재활용 쇼핑백 등의 다양한 시도로 친환경 움직임에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와 영국 패션 전문지 비즈니스 오브 패션이 발간한 '2020년 패션 산업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의류 기업들의 45%가 친환경 소재의 활용을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의류 생산 과정뿐 아니라 조달, 판매, 소비 전 과정에 지속가능한 밸류 체인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진 생산 과정 중 워시 가공 및 마무리 과정에 소요되는 물 사용량을 99%까지 줄이는 기술을 개발·적용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패션업계 헌장'에도 서명했다.
올해부터는 매장에서 고객에게 제공되는 쇼핑백과 패키지에 사용하는 플라스틱을 85%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패키징과 쇼핑백 소재를 변경하거나 사용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룸 슈즈 등 일부 제품에는 플라스틱 소재 사용을 대폭 줄였다. 올 상반기에는 에어리즘, 키즈 속옷, 크루넥 티셔츠 등의 제품을 시작으로 히트텍, 지유(GU)의 제품 등에 플라스틱 사용 자제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쇼핑백은 기존의 생분해성 비닐 쇼핑백에서 환경을 생각한 종이 소재로 변경한다. 일회용 쇼핑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면 100%로 만든 '오리지널 에코 프렌들리 백'을 2020년 3월부터 판매한다.
유니클로와 지유는 세계 최대 면화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인 '베터 코튼 이니셔티브(BCI, Better Cotton Initiative)'에도 가입했다. BCI는 면화 생산자들에게 효율적인 물 사용법, 토양 관리, 화학약품 사용 줄이기, 올바른 노동 원칙 적용 등을 교육한다.
LF의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에코 컬렉션'을 출시한다. 친환경 데님 소재를 활용한 '세렌티 핏 데님'은 유럽 지역에서 대표적인 친환경 진(jean) 소재로 유명한 터키의 보싸 데님(BOSSA DENIM)을 사용했다. 이 소재는 천연 화학물질 및 염료를 사용하고 재활용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를 활용한다.
옷의 영속성에 집중하는 브랜드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계절 구분이 없는 패션 브랜드 '텐먼스'를 자사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 단독 런칭했다. 한 시즌만 입고 버려지는 옷이 많고, 시즌이 지나면 재고품이 돼 할인 판매되는 현실에 착안해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브랜드 이름도 1년 중 10개월 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선보인다는 의미다.
플라스틱 포장재, 택배 박스 등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혔던 배송업체들도 친환경 포장재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9월 배송 서비스가 플라스틱·스티로폼 배출로 지적받아온 것을 감안해 샛별배송의 냉동 제품에 사용되는 스티로폼 박스를 전량 종이 박스로 교체했다.
비닐 완충재와 파우치, 지퍼백도 종이 소재로 바꾸고 박스테이프 역시 종이 테이프로 교체했다.
또 고객이 사용한 종이박스를 수거한 뒤 폐지 재활용 업체에 판매하고 수익금은 '초등학교 교실 숲'을 조성하는 데 사용한다.
현대홈쇼핑은 2월부터 접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종이로만 만든 친환경 배송 박스를 도입했다.
현대홈쇼핑이 직접 개발한 '핑거박스'는 접착제 없이 조립만으로 밀봉할 수 있으며, 상품을 꺼낼 때는 겉면에 표시된 절취선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양쪽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열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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