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 팬데믹`…롯데·신라면세점 해외점도 초비상
입력 2020-03-12 14:15  | 수정 2020-03-12 14:15
신라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사진 제공 = 호텔신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면서 롯데와 신라면세점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면세점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세계 각국 공항 여객수가 더 줄어들면 해외 사업 확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글로벌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1~2주째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여객 수는 전년 동기간대비 25% 가량 감소했다. 홍콩국제공항의 지난 1월 여객 수는 187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8% 급감했다. 두 공항 모두 중국의 해외 단체여행 금지로 타격을 입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국제공항에서는 신라면세점이 각각 화장품·향수 등 면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신라면세점의 올해 1분기 해외사업 매출이 1800억원 가량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해외점 매출은 이보다 32% 가량 높은 2748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1분기 신라면세점 싱가포르공항점과 홍콩공항점은 각각 94억원, 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 홍콩공항점은 59억원의 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공항점의 영업손실 규모는 13억원으로 향후 적자폭이 늘어날 전망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점도 매출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아직 해외공항으로부터 임대료 감면을 제외한 다른 지원책을 전달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입점업체를 상대로 임대료 50%를 감면해주는 등의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 하노이공항점. [사진 제공 =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해외 사업 중심지인 베트남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은 429만명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앞서 베트남 당국은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과 중남부 빈딘성 푸깟공항을 제외한 전역에 한국발 여객기 착륙을 금지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롯데면세점은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다낭과 나트랑, 하노이공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공항 여객기 운항 여부에 따라 유동적으로 매장 운영 시간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말 예정됐던 다낭 시내점 개점을 올 상반기 중으로 미뤘다. 다만 개점 연기는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지 라이선스 취득 문제로 다낭 시내점 개점이 다소 연기됐다"며 "올 상반기 중으로는 개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롯데면세점은 일본 도쿄 시내에 위치한 긴자점 영업시간도 두 시간 가량 단축 운영 중이다. 일본 시내면세점 매출의 90%는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고, 일본의 한국인 입국제한조치로 방문객 감소가 우려된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시 해외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안으로 잠잠해진다고 해도 현지 소비 침체 등을 우려해 상반기에 예정된 해외 사업 일정을 하반기로, 하반기 일정은 내년으로 미루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기에 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하면서 추가적인 글로벌 이동 제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졌다. 국제공항협회(ACI)는 올해 1분기 글로벌 공항 여객수가 전년 동기대비 최소 12% 가량 감소할 것이며, 아태 지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