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탈리아, 800명 사망에 `극약처방`…"약국·슈퍼 빼고 다 문닫아"
입력 2020-03-12 10:50  | 수정 2020-03-12 17:02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란시 상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식료품점, 약국, 병원 등을 제외한 모든 소매점들의 폐쇄를 명령했다. [EPA = 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당황해 생필품을 파는 식료품점, 약국, 병원 등을 제외한 모든 소매점들을 폐쇄하라고 12일(현지시간) 명령했다. 9일 전국에 필수 용건이 아니면 집에 머물라며 이동제한령까지 발동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오히려 급증하자 더 강력한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긴급 성명을 발표해 카페, 레스토랑 등 필수적이지 않은 소매점들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동안에는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는) 국가 보건 시스템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부담을 주는 도전이다"며 "항상 이탈리아 국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조치 이유를 설명했다.
공장, 은행, 농장, 공공시설 등은 운영 정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감염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며 중단 필요성이 제기됐던 공공교통의 경우도 운행을 중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12일부터 바로 발효되고, 우선 오는 25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롬바르디아주의 아틸리오 폰타나 주지사는 전날 콘테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생필품을 파는 마트와 약국, 병원 등을 제외한 모든 업소들을 전면 폐쇄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려면 백화점, 쇼핑몰, 음식점, 주점, 호텔 등을 포함해 비본질적인 영업 활동은 모두 중단시켜야 한다고 폰타나 주지사는 주장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이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확진자가 12일 오후 6시 현재 하루 사이 무려 2313명이 늘어나 총 1만24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 하루 사이 늘어난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에는 24시간만에 무려 196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총 사망자는 800명을 넘어섰다.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의 수도 1028명으로 늘어났지만 수용할 의료시설이 부족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롬바르디아주에 위치한 베르가모시는 코르나19 중증환자들이 의료시설 부족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콘테 총리는 11일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과 가계를 돕기 위한 250억유로(약 33조8657억원)에 달하는 긴급 재정 투입을 발표했다. 로마시는 코로나19 발병 기간동안 기업들의 대출금 상환을 연기해주겠다고 밝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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