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환학생·어학당·단기연수…대학가 한·일교류 `꽁꽁`
입력 2020-03-12 09:57  | 수정 2020-03-12 10:36
한국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CG)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가 일본의 전격적인 한국인 입국 제한과 한국 정부의 맞대응 조치로 이어지면서 한일 학생 간의 교류도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본 출국이 예정돼 있던 학생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 취소, 비자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대는 일본에서 1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예정돼있던 학생 상당수가 발목이 잡힌 채 출국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일본이 한국인 입국금지 조처를 내린 후 비자를 받아놓은 학생들도 비자 효력이 정지됐다"며 "한국 학생 입국 금지에 따른 대응책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의 경우 오는 4월 일본 대학에서 교환학생 및 단기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학생 47명 중 40명이 출국 취소 의사를 밝혔다. 일본 정부의 '한국인 2주간 격리 조치','한국인 비자 효력 정지' 발표에 일본 일부 대학이 한국인 교환학생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또 한국 학생이 비자를 새로 신청하더라도 비자가 제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출국 일정도 불투명하다.
역으로 올봄 한국외대에 교환학생으로 올 예정이었던 일본인 유학생 11명도 취소 의사를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더불어 한국도 '일본 국민 무비자입국 중단' 조치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탓으로 풀이된다.

경희대 한국어학당도 일본인 학생의 50%가 이번 달 단기 한국어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일본 학생들이 입국하지 않던 가운데 양국의 입국 제한 조치까지 터지자 프로그램 취소가 더 늘었다"고 했다.
대학들은 양국 간의 교류 단절이 장기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의 A사립대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양국 간 정치적인 문제까지 겹치다 보니 우린 아예 일본 유학을 취소하라고 학생에 권고하고 있다"며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향후 교류 프로그램까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대학은 내년 3월부터 시작하는 1년 일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해 '입국제한 등 코로나19 관련 향후 상황에 따라 교환학생 선발 후 파견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미리 안내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학부·대학원 재학생 기준 국내 일본인 유학생은 4392명이다. 반면 일본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기준 1만7012명으로 4배가 넘는다.
한편 한일 청소년의 민간 교류에도 코로나19 여파가 끼어들었다. 이달 말 예정이었던 사단법인 한일협회·NPO법인 히로시마국제교류센터 주최 '2020년(제6회) 한일청소년교류회'는 기약 없이 연기됐다. 주최 측은 "코로나 19 여파로 최근 잠정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한일청소년교류회는 일한 양국의 청소년들(중고등학생·대학생)이 말하기대회, 퀴즈대회, 노래자랑대회 등에 참가하는 행사로 주한일본대사관이 후원한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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