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기도 "대중교통 접촉자 확인 현실적으로 어려워"
입력 2020-03-11 16:50  | 수정 2020-03-18 17:05

서울 구로구에 있는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경기도 지자체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 콜센터 직원 중 확진자 대부분이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 접촉자가 다수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일이 확인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시군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내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직원 중 경기도 내 확진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부천·안양·광명·김포·의정부 등 5개 시군에 모두 14명입니다.

또 이 빌딩 7∼9층에서 근무한 경기도 접촉자 139명에 대해서도 추가 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해당 시군은 확진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가족과 방문지 접촉자를 우선 격리 조치하고, 방문 장소에 대해 환경소독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자체 접촉자 현황에는 대다수 확진자가 출퇴근하면서 지하철과 버스 내부에서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불특정 주민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2차·3차 감염을 통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시군이 공개한 이 콜센터 근무 도내 확진자 동선을 보면 안양시 11번 확진자는 지난 5∼7일 사이 모두 17명을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아파트 승강기, 택시, 의원, 약국, 음식점, 대형마트 등에서 접촉한 주민들로, 모두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돼 관리 중입니다.

이 확진자는 출퇴근하며 매일 지하철 1호선(안양역~구로역)을 이용했고, 지하철역에서 자택까지는 버스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접촉한 사람들은 특정할 수 없어 접촉자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출퇴근 동선은 안양시 8∼10번 확진자도 비슷한데, 역시 대중교통 이용 때 접촉자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안양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확진자가 시내버스나 지하철, 마을버스 등을 이용했을 경우 접촉자를 확인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를 확인하려면 정류장 CCTV나 버스 안 CCTV를 모두 확인해야 하고, 확인하더라도 신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광명시 확진자는 광역버스와 지하철 1·7호선을, 의정부 확진자는 마을버스와 지하철 1호선, 김포시 확진자는 김포도시철도(골드라인)와 지하철 2·5호선을 번갈아 이용했습니다.

이들의 대중교통 이용 시 접촉자 역시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역학조사 결과 이들이 출퇴근할 때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보다 착용한 것이 물론 낫지만, 혼잡한 공간에선 100%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한 역학조사관은 "마스크를 착용하면 직접적인 비말로 인한 감염을 막을 수 있고 쌍방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역학조사 과정에서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는다"며 "다만 러시아워 밀착상태에서는 확신할 수 없기에 한건 한건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불특정 다수의 접촉자를 CCTV 등으로 찾아내는 건 쉽지 않다"며 "지자체 공지 등으로 동선을 공개해 접촉자를 찾아내는 정도가 최선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양시 관계자는 "마을버스 대부분은 내부에 CCTV도 없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전철이나 버스 등을 수시로 소독하는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에서 접촉자를 가려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손잡이 등 노출 표면 접촉을 통한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비누로 꼼꼼하게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얼굴을 만지지 않는 등 2가지 기본수칙을 지켜 달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