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 위기에도 현대차 노조 대의원 선거 강행
입력 2020-03-11 16:16 

코로나 19 감염 사태가 아직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조가 이달 16일부터 울산 공장에서 대의원과 사업부 대표 선거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6일부터 울산공장의 '제 14대 노조 대의원 및 사업부 대표 선거' 일정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16일 선거운동을 시작으로 17일 1차 투표, 18일 선거 운동, 19일 2차 투표를 거쳐 20일 당선자 확정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사업장 내 코로나 19 확산을 막고 사측과 감염 사태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당초 이달 3일로 예정돼 있던 대의원 선거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었다.
현대차 노조는 선거 일정 변경에 대해 "원래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현재의 '심각(Red)'에서 한 단계 낮춰야 선거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현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알 수 없고 자칫 올해 임금단체교섭 일정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부득이하게 선거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지난달 28일 2공장 확진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울산 공장 내 추가 확진자가 없었고 28일 당시 자가격리자들과 확진자, 밀접접촉자들이 13일부터 출근하는만큼 선거를 진행할 명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 사태가 아직 누그러질 기세가 없어 노조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선거를 진행하는 게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 대응을 위한 노사의 협조 체계가 삐끗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의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위기 경보를 '관심(Blue)', '주의(Yellow)', '경계(Orange)'와 심각 단계로 구분하는데 심각 단계에서는 국가위기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모임·행사를 가급적 자제하도록 권고한다.
확진자 발생에 따른 사업장 폐쇄 가능성도 여전하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0일에도 울산 5공장 생산라인 근로자가 코로나 의심환자로 격리됐다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근로자는 울산에 거주하는 자녀가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격리됐다. 그의 이동경로 선상에 있던 현대차 문화회관이 폐쇄되는 소동도 있었다.
[이종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