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일본대지진 9년 지난 지금도 '4만8천여명' 피난생활 중
입력 2020-03-11 11:58  | 수정 2020-03-18 12:05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미야기현 오시카 반도 동남쪽 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도호쿠 및 간토 지역 연안에 10m가 넘는 지진 해일(쓰나미)이 밀려왔습니다.

최대 20m 높이의 쓰나미가 주택과 건물을 집어삼킨 도호쿠 지역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특히, 쓰나미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밀려들어 원전이 잠기며 핵연료가 녹아내리고 수소 폭발이 발생하며 방사성 물질이 대거 쏟아져 피해를 키웠습니다.

NHK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동일본대지진 사망자(1만5천899명)와 실종자(2천529명)는 총 1만8천428명입니다. 피난 생활 중 사망한 사람을 비롯해 '동일본대지진 관련 사망자'(3천700여명)까지 포함하면 사망자 및 실종자는 2만2천명 이상입니다.

일본 정부는 동일본대지진 발생 10년 뒤인 2021년까지를 부흥·창생 기간으로 정하고 재해 지역 복구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재해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거주할 '재해 공영 주택'은 계획의 99%에 해당하는 2만9천555채가 완성됐습니다.


그러나 일본 부흥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전국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동일본대지진 이재민 4만7천737명에 달합니다. 피난 생활을 하는 이재민의 65%는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 주민입니다.

아울러 후쿠시마현, 이와테현, 미야기현 등 재해지 인구는 9년 동안 34만명이나 줄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습니다. 이들 3개 현의 35개 기초자치단체 중 재해 전과 비교해 인구가 10% 이상 줄어든 지자체는 23곳으로 60% 이상입니다.

아베 신조 정권이 주창하는 '부흥'과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은 현장에 여전히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과 매일 170t 전후로 발생하는 오염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었던 부흥청(2012년 출범)의 설치 기한을 2030년 말까지로 연장했습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매년 개최되던 일본 정부 주최 동일본대지진 추도식은 올해 취소됐습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이날 도쿄도 지요다구에 있는 국립극장에서 아베 총리와 유족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일본 대지진 9주기 추도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 지자체가 주최하는 추도식도 취소되거나 규모가 축소됐지만, 재해 지역에선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쓰나미 피해를 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 시에선 연안이 보이는 히요리산에 아침부터 찾아온 사람들이 희생자를 위해 기도했다고 NHK는 전했습니다.

히요리산을 찾은 70대 남성은 바다를 향해 손을 모으면서 "많은 지인을 잃었다. 9년이 지난 지금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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