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대표 잠적한 뮤지컬 `친정엄마` 피해 예술인, 체불 임금 8400만원 받는다

지난해 10월 제작사 대표의 갑작스러운 잠적으로 지역 공연이 연달아 취소되며 많은 예술인에게 피해를 안겼던 뮤지컬 '친정엄마' 참여 배우와 스태프가 체불 임금 8400만원을 받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11일 '예술인 신문고'를 통해 신고한 뮤지컬 '친정엄마' 피해 예술인 중 25명이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으로부터 체불임금확인서를 발급받아 향후 '소액체당금'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소액체당금'은 사업체가 폐업하는 등 사업주가 지불능력이 없게 돼 지급받지 못한 체불임금·퇴직금에 대해 1인당 최대 1000만원까지 고용노동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하는 제도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이번 사례가 '예술인 신문고'를 통해 신고 받은 사건 중 처음으로 '소액체당금'을 받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액체당금'은 근로자에게 해당되는 제도로, 예술인들은 대상이 되기 힘들었다. 대부분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계약서를 쓰지 않고 활동하는 경우가 많고, 계약서를 쓴다 해도 비정기적인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의 '근로자성'을 입증하는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단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예술인 신문고'를 운영하며 예술인에 대한 수익배분 거부, 지연, 제한에 대해 법률상담·소송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체가 폐업하거나 사업주가 지불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구제가 쉽지 않았다.

이에 재단은 2019년 9월 성북구노동권익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체불임금 문제 등 예술활동의 어려움에 처한 예술인들이 복잡한 체당금 신청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예술인 신문고' 신고인의 근로자성 확인·체불임금 조사·자문 ▲고용노동부 신고 시 법률지원 ▲체당금 청구 지원 등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예술인 신문고'를 통해 뮤지컬 '친정엄마'로 피해를 신고한 예술인들은 재단 소속 노무사와 초기 상담과정부터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재단은 성북구노동권익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해당 예술인들의 근로자성을 인정받아 '소액체당금'을 받게 됐다.
정희섭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는 "이번 사례로 예술인들의 근로자성을 인정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예술인들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술인 신문고'는 '예술인 복지법'에서 정하는 예술인에 대한 불공정행위에 대해 신고를 받아 사실조사와 법률지원 등을 제공하는 종합지원시스템이다. 2014년 '예술인 신문고' 운영 이후 2020년 2월까지 들어온 총 963건의 신고 중 75.4%인 726건이 수익 미분배와 관련된 사안이었다.
[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