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내에서도…커지는 도쿄올림픽 회의론
입력 2020-03-10 17:53  | 수정 2020-03-10 18:00
도쿄 시내에 설치된 도쿄올림픽 오륜기 조형물.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금리결정을 앞둔 일본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불안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등에 나서야 하지만 이미 7년째에 접어드는 양적완화로 인한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어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도 도쿄올림픽 개최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HK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5%가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리기 힘들 것이라고 답해 개최를 예상한 답변(40%)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금통위 해당)를 통해 19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현재 일본은행은 단기금리 -0.1%, 장기금리를 0%로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미 마이너스 금리라 인하할 수 있는 여지 자체가 제한적이다. 지난 2016년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한 후 4년 가까이 지나면서 금융기관들의 실적 부담 등이 날로 높아진 상황이라 인하 자체에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해외 주요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유럽은행(ECB)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현지시간 기준으로 각각 12일과 18일에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FRB는 지난 3일 단행한 0.5%의 긴급 금리인하에 이어 추가 금리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1~1.25%다. 골드만삭스는 9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FRB가 3월과 4월에 각각 0.5%의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도이체방크에서는 "ECB가 0.1%의 금리인하와 함께 정책패키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CB의 기준금리는 현재 0%다.
일본은행의 고민에는 지난 2008년 리먼쇼크 이후의 경험도 한몫했다. 당시 FRB와 ECB를 비롯한 영국,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등이 일제히 금리인하에 나섰으나 일본은행은 참여치 않았다. 이후 엔화 값이 13년만의 최고치인 달러당 90엔 수준까지 치솟았다. 일본은행은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0일 전했다. 신문은 이어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악화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추가적 금리인하는 가뜩이나 체력이 떨어진 은행들의 건전성을 더 악화시켜 상황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하보다는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방식을 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금융기관에 저금리로 장기간에 걸친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제도구축 등이 일본은행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투자확대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역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게 일반적 전망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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