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스크 5부제 둘째날도 '발품팔이' 여전
입력 2020-03-10 16:06  | 수정 2020-03-17 17:05

마스크 5부제 둘째 날에도 마스크 사기가 쉽지 않습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2·7년생이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오늘(1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중동 상당수 약국에서는 마스크가 입고되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시민이 많았습니다.

주변 약국 몇곳을 돌았지만, 허탕 친 1962년생 여성은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면 좀 상황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똑같다"며 "약국들 모두 오후에 다시 방문하라는 말밖에 안 한다"고 말했습니다.

비교적 유동인구가 없는 곳에 있는 한 약국은 어제 입고된 마스크가 남았지만, 문을 연 지 5분도 안 돼 동이 났습니다.


시민 편의를 위해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나눠준 약국들은 오히려 시민 간 다툼이 발생하고 중복 구매 등 부작용이 나오자 번호표 배부를 폐지했습니다.

해운대 한 약사는 "손님끼리 번호표를 두고 고성이 오가는 일이 있어 안타깝지만 취소하게 됐다"면서 "오늘은 오후 2시 이후에 방문하시면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마스크 예약제를 했던 연제구 연산동 한 약국도 이날부터 예약제를 폐지했습니다.


예약한 시민이 다른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일이 시스템 입력 과정에서 발견됐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약국마다 마스크 입고 시간이 달라 시민이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서모(51) 씨는 "직장 주변에 약국 5곳이 있는데 판매 시간이 다 달라서 어제 헛걸음을 몇번이나 했다"며 "판매 시간을 통일하고 물량을 동시에 풀어서 이런 혼선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약사들도 마스크 배부 시간 통일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해운대구 한 약국 관계자는 "5부제 조건에 맞는 사람만 구매하고, 시간을 통일해 동시에 배부하면 손님들 혼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약국마다 마스크 입고 시간이 다른 건 공적 마스크 판매를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역마다 소수의 배송업체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산의 경우 G사와 B사 등 의약품 배송업체 2곳이 부산 1천534개 약국의 공적 마스크 배달을 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별로 마스크 입고 시간이 천차만별이어서 약국과 시민 모두 마스크 판매 시간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더군다나 주거지, 공장, 상가 등 지역마다 약국 문 여는 시간도 다르고 약국별로 하루 250개씩(125명분) 마스크 판매량이 정해져 있어 시민들은 허탕을 치기 일쑤입니다.


식약처가 지역마다 마스크 배송업체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날 오후 들어 공적 마스크가 약국마다 속속 입고됐지만, 수량이 한정돼 사람이 몰린 약국에서는 삽시간에 마스크가 소진된 곳이 속출했습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시민이 마스크 재고가 남은 인근 약국을 찾아 발품을 파는 일이 되풀이됐습니다.

정부는 이날 오후 7시부터 공적 마스크 판매처와 판매량 정보를 모바일 웹 페이지나 앱을 통해 공개하기로 해 시민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을 찾아 헤매는 일이 줄어들지 기대됩니다.

약국 외에 부산의 하나로마트 26곳에서도 공적 마스크를 팔고 있지만, 마트당 100개 한정으로 1인당 1개만 구매할 수 있어 마스크 구매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약국이나 하나로마트가 거의 없는 기장군의 경우 우체국 5곳에서 하루 85개 한정에 1인당 1개씩 공적 마스크를 팔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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