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현 의원, 마스크 경매로 1억 넘는 매출 올려…10년 전 수입한 중국산 제품
입력 2020-03-10 15:48 
지난 9일 시즈오카 현 모로타 히로유키 의원이 마스크를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 대량 판매한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고 있다. 모로타 의원은 이번 경매로 총 1억 278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 출처 = ANNnews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 세계적인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진 가운데 일본 시즈오카 현의원이 마스크를 인터넷에서 대량으로 팔다가 적발됐다.
시즈오카 신문에 따르면 시즈오카 현 의회의 모로타 히로유키(諸田洋之) 의원은 지난 2월 4일부터 3월 6일까지 2000매 세트 마스크를 89회에 걸쳐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올렸다. 가격은 한 세트당 10만 엔으로 한화로 약 110만원에 달한다. 한 세트가 약 17만엔 (194만원)에 낙찰되기도 했으며 이번 경매로 총 888만엔, 약 1억278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 28일 일본 정부는 마스크 사재기를 막기 위해 인터넷 경매 사업자들에게 마스크 출품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이후 지난 6일엔 마스크 전매 금지 방침을 발표했다. 이로써 특정 업자나 개인이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재기해 고가로 전매하는 행위가 금지되며,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엔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인터넷을 통한 전매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다는 비판이 일자 모로타 의원은 "경매 출품은 시장경제에 맡긴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모로타 의원은 "출품한 마스크는 코로나19사태 발생 이전에 개인적으로 경영하는 무역회사에서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이며 일부가 재고로 남아 보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고의 80%를 업체에 판매하고 10%는 현 병원과 초등학교 등에 기부, 남은 10%를 경매에 출품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모로타 의원은 지난 9일 시즈오카 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모로타 의원은 "재판매가 아니다"라며 "의원으로서 도덕적 배려가 모자라 오해를 샀다. 불편하게 느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번 일로 의원직 사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원가의 50% 정도로 폭리를 얻고 있던 것이 아니다"며 "언론에서 비판적인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부당성이 제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경매로 얻은 매출에 대해선 향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모로타 의원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 판매한 마스크. 이 마스크는 모로타 의원이 운영하는 무역회사가 10년 전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ANNnews 캡처]
이와 관련해 일본 누리꾼들은 "혈세로 일하는 사람이 전매점에서 폭리를 하다니. 최악이다.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경매로 이익을 얻다니"(natu****), "이런 사람이 시민의 대표로 정치를 하다니 세계적인 수치다. 의원직 그만둬라" (Yuich****), "공인이 사욕을 위해 이런 시기에 최악의 행위를 했다. 재고가 있다면 의료기관에 마스크를 제공하는게 먼저"(test****) 등의 의견을 보이며 분노했다.
모로타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시즈오카 현 의회에는 사무국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의원의 사직을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즈오카 현 의회에는 전화나 메일로 약 490건의 민원이 접수됐으며 대다수가 모로타 의원의 사직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시즈오카 현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즈오카 현의 이미지가 나빠졌다. 시즈오카 현은 뭐하고 있는거냐'는 전화가 계속 들어온다"며 "10 일에도 아침부터 사무국에 있는 전화기 5대가 모두 울리고 있다"고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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