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일 번호표라도"…마스크 5부제 둘째날 혼란 여전
입력 2020-03-10 12:52  | 수정 2020-03-17 13:05

"몇 번째 헛걸음인데, 내일 번호표라도 미리 받을 수는 없을까요?".

마스크 5부제 시행 둘째 날인 오늘(10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여전히 마스크를 찾아다니는 시민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첫날보단 덜했지만 대리 구매 절차를 혼동하는 손님이 많았고, 약국마다 마스크 입고 시각과 판매 물량이 달라 현장 혼선이 여전했습니다.

오전 10시 울산 중구 우정동 한 약국 안으로 50대 여성 1명이 들어오더니, 마스크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약국 정문에는 '금일 공적 마스크 매진됐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이 여성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벌써 다 팔렸느냐"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죄송하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이 여성이 약사와 이야기하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마스크 구매를 문의하는 손님들이 우산을 접으며 약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일부 손님은 내일 번호표를 미리 달라고 부탁했지만, 약사는 "형평성 때문에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 약국 약사는 "오전 9시에 문을 열었는데, 100명가량이 줄을 서 있었다"며 "오늘 판매 대상인 출생연도 끝자리 2와 7년생 인구가 많아서인지 어제보다 대기 줄이 더 길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길 건너 약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전 8시에 문을 열었는데, 1시간이 지나지 않아 준비한 번호표 125장이 모두 동났습니다.

이 약국 약사는 "만 10세 이하와 만 80세 이상만 대리 구매가 가능한데, 중학생 자녀 마스크를 대신 사겠다는 분들도 있어 번호표를 주지는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약국은 울산시가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오후 5시로 판매 시각을 통일하자고 권고한 지침을 따르면서, 이를 모른 채 이른 아침부터 약국을 찾았던 시민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다른 지역도 구매 혼란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대구 달서구 두류동 한 약국에는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1시간 동안 40여명이 몰렸습니다.

대부분은 주민등록증이나 복지 카드 등 신분증을 제시하고 마스크를 살 수 있었지만 5명은 구매 가능 날짜가 아닌 것으로 확인돼 빈손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날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2번 또는 7번인 경우만 마스크를 살 수 있는데도 생일 끝자리가 2번 또는 7번인 신분증을 제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1973년 1월 27일생인 한 남성은 "생년월일 끝자리로 구분하는 것으로 알았다"며 겸연쩍어했지만 일부는 "마스크 구매 방법이 너무 혼란스럽다"며 약국 관계자들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약국은 이날 정오부터 마스크를 판매하기로 하고 오전 10시 문을 열자마자 자체 번호표를 배부했지만, 30분도 안 돼 125장이 모두 마감됐습니다.

구월동의 다른 약국은 '공적 마스크는 공공재이므로 개인 청탁이나 예약은 받지 않는다'는 문구를 내걸기도 했습니다.

약국 외 마스크를 판매하는 다른 곳도 대기 행렬이 길었습니다.

인천 남동농협하나로마트 본점 앞은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문을 열기 전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중복구매를 방지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여러 우체국 앞에도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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