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독용 알코올`부터 `은`까지…가짜 코로나 치료법이 불러온 참사
입력 2020-03-10 11:43 
이란 테헤란의 한 약국에서 위생용품을 사는 시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에서는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소독용 알코올을 마시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근거없는 민간요법이 퍼지고 있다.
특히 소독용 알코올부터 은까지 다양한 물질 섭취시 바이러스가 사라진다는 잘못된 정보로 일부 환자들이 사망하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이란 현지 언론들은 9일(현지시간) 코로나19를 없애기 위해 소독용 알코올을 마시다 사망하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 주민 14명이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공업용 알코올을 마시고 숨졌다. 같은 목적으로 알코올을 마신 이 지역 주민 200여 명은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중동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테헤란과 알보르즈주 등에서도 해당 민간요법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메흐르뉴스는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실려 오는 환자가 갑자기 많아졌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알코올을 마시면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는 소문이 성행하면서 알코올 중독으로 이란 전역의 병원 곳곳을 찾는 환자가 급증했다.
이란 보건부의 메흐르나즈 헤이란디시 위생·건강제품 감독국장은 지난 9일 국영 IRNA통신에 "알코올을 소독용으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면서 이를 마시거나 입안을 헹구는 실수를 해 사망한 사고가 보고됐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같은 황당한 민간요법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근거 없는 민간요법으로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피해자 또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1월 온라인상에선 '마늘 섭취'가 코로나19 예방법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해당 소문을 듣고 1.5kg가량의 생마늘을 섭취한 채로 기도가 부은 환자가 병원을 찾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늘이 항균효과가 있는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는 TV 토크쇼 '더 짐 베이커 쇼'에서 코로나19 치료법으로 은을 섭취해야한다고 소개해 주목됐다. 해당 방송에서는 콜로이드 은을 녹인 액체를 마시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균주가 12시간 내로 죽는다고 주장했다.
이 치료법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SNS를 통해 널리 퍼졌으며 콜로이드 은 치료법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은이 방부제 역할을 해 신체의 면역활동을 돕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보건당국은 은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신장 손상, 발작, 피부가 파랗게 변하는 은피증(Argyria)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송이 나간 후 '더 짐 베이커 쇼'는 미 뉴욕주 검찰총장으로부터 불법적이고 승인되지 않은 약품을 홍보하고, 과학적 근거 없는 치료법이라며 경고를 받았다.
이와 같은 비전문적인 치료법이 성행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가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살균제로 이용되는 콜로이드 은을 포함해 차(茶)와 정유(식물에서 추출한 향기로운 휘발성 기름) 등을 코로나19 치료법으로 홍보한 구루난다, 비비파이 홀리스틱 클리닉, 허벌 에이미, 제퍼, 바이털 실버 등이 경고장을 받았다.
유니세프 로고를 도용한 가짜 코로나19 치료법 게시글. 해당 글에는 코로나19에 아이스크림이 해롭다는 거짓 정보가 담겨있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 캄보디아 공식 SNS 캡처]
유니세프 로고를 도용해 잘못된 코로나19 치료법을 유포한 사례도 있었다.
한 해외 누리꾼은 유니세프 로고를 도용해 아이스크림을 먹지 말라는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
이와 관련해 유니세프의 살럿 고니츠카 코로나 정보 담당관은 해당 정보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 거짓 정보는 열이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소문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면서 뜨거운 물 마시기, 뜨거운 물로 목욕하기, 헤어드라이기 사용하기 등의 민간요법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상에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법이 퍼지면서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거짓 정보 제재에 나섰다.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 등은 최근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찾는 이용자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공식적인 출처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현재 건강식품 등 근거 없는 조언을 홍보하는 사람들의 글에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팝업 경고를 띄우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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