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뉴욕증시, 코로나19·유가 공포에 폭락…다우 7.79%↓
입력 2020-03-10 06:16  | 수정 2020-03-10 06:3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세계 확산 우려에 국제 유가 파동까지 겹치면서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7% 이상 폭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이다.
9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3.76포인트(7.79%) 폭락한 2만3851.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5.81포인트(7.60%) 추락한 2746.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624.94포인트(7.29%) 폭락한 7950.6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하락률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날 개장 직후 S&P 500 지수 낙폭이 7%에 달해 15분간 증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거래가 멈춘 것은 1997년 10월의 이른바 '피의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충격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면서 시장 공포심이 극대화됐다.
여기에 국제유가 폭락이라는 암초도 더해졌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추가 감산은 물론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기존 감산 합의 연장에도 실패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산유국 간 갈등은 곧바로 표출됐다.
OPEC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4월 선적분 주요 원유 수출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또다음 달부터 산유량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산유국이 서로를 타격하기 위해 가격 폭락을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저유가 전쟁'에 본격 돌입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주요 원유 가격은 30% 내외 폭락세를 나타낸 끝에 이날 25%가량 내려 마감했다.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 에너지 관련 기업 실적에 직격탄이 된다.
여기에 에너지 관련 기업 회사채 부실 심화까지 겹쳐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이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이날 증시에서 에너지 기업 대출 등 관련 위험 노출이 큰 미국 지역 은행 주가가 특히 큰 폭 하락했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가격도 큰 폭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0.08% 폭락했다. 금융주도 10.91% 추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달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가 108.96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의 ETI는 종전 110.24에서 109.85로 하향 조정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9.85% 급등한 54.46으로 치솟았다.
[디지털뉴스국][ⓒ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