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美의료용소재 기업인수…수술용장갑 등 코로나방역에 쓰여

대림산업이 약 6200억원을 투자해 미국의 의료용 소재산업 원천기술과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대림산업은 이번 인수를 통해 석유화학 관련 소재 기술과 결합해 첨단 신소재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도 있다. 회사가 설립된 지 80년 만에 첫 해외 인수·합병(M&A)을 하면서 건설 이외 사업 다각화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미국 크레이턴의 카리플렉스(CariflexTM) 사업 인수 작업을 최종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5억3000만달러(약 6200억원)다. 대림산업은 이번 인수로 카리플렉스의 브라질 라텍스·합성고무 생산 공장과 네덜란드 연구개발(R&D)센터를 포함한 원천기술, 벨기에·일본·싱가포르 등의 글로벌 판매 조직과 인력, 영업권 등을 확보하게 됐다.
카리플렉스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하는 회사다. 수술용 장갑, 주사용기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사용된다. 현재 카리플렉스가 생산하는 제품은 글로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시장에서 점유율 1위다. 특히 의료용 라텍스 장갑은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달린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을 볼 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시장이 매년 8%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카리플렉스의 음이온 촉매 기반 합성고무 생산 기술에 메탈로센 촉매 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융합해 의료기기와 우주항공, 기능성 타이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쓸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특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의료용 신소재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 생산 공장을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림산업은 실제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 확대와 석유화학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는 세계 3개사만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고반응성 폴리부텐(PB) 기술이 있고, 2015년 국내 최초로 미국시장에 석유화학 기술을 수출했다.
김상우 대림산업 부회장은 "카리플렉스 인수는 석유화학 에너지 디벨로퍼 사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회사 전략이 만들어 낸 가시적인 성과"라며 "첨단 신소재 산업 육성을 위한 대림산업의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