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도 슈퍼주총데이 계속…코로나19로 상장사 `곤혹`
입력 2020-03-09 15:53 

올해도 특정일에 주주총회가 쏠리는 슈퍼주총데이 현상이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의결권 확보를 위한 상장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9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 상장사(12월 결산) 776곳 중 정기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한 곳은 621곳이다. 이 가운데 615곳이 3월에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특히 3월 20, 25, 27일 100개 이상의 회사가 주총을 개최하며 주총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27일에 152곳으로 가장 많이 몰렸고, 20일(138곳), 25일(121곳) 순이었다.
코스닥 기업에서도 주총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사(12월 결산, 외국법인 포함) 1325곳 가운데 지난 6일 기준 주총 일정을 확정한 기업은 943곳이다. 이들 중 3월 24일(289곳)과 27일(219곳)에 200여개의 기업이 몰렸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주주총회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이 시행되기 이전인 2017년에는 하루에 479곳이 몰리는 등 주총 쏠림현상이 심화됐다"며 "분산 프로그램 시행 후 주총이 몰리는 날에도 200여곳 정도라 분산 효과는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들의 외부감사 일정이 2월 말에서 3월 초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실제 주주총회 소집통지 일정 상 3월 중순에서 3월 말에 몰릴 수 밖에 없는 한계는 있다"며 "특히 코스닥 기업의 경우 코스피 기업 먼저 1~2월 사이에 외부감사를 먼저 진행하고 그 후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실무프로세스 상 3월 말에 주총 일정이 많이 잡힌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감염 우려로 주주들의 주총 참석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상장사에서는 의결정족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특히 감사 선임 안건이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올해 주총에서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선임 안건은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매년 주총 시즌마다 감사선임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상법상 주총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최소 전체 주주의 25% 찬성표를 받아야 하는데, 지난 2017년 12월 섀도보팅(Shadow Voting·의결권 대리행사) 제도가 폐지되면서 정족수가 부족해 안건이 부결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는 기업에서 주총에 전자투표를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예탁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중 105곳이 정기주총 개최를 위해 오는 8~14일 예탁원 전자투표시스템(K-eVote)을 통해 전자투표·전자위임장을 이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를 도입한 데 이어 SK그룹, 현대차그룹, CJ그룹 계열사 중 일부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예탁원은 공인전자문서중계자를 통해 의결권행사에 필요한 정보를 모바일로 안내하는 주주총회정보 전자고지서비스(이하 전자고지서비스)도 올해부터 실시한다
예탁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감사선임 안건 증가 등으로 인해 3월에 개최되는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이를 긴급 지원하기 위해 주주총회 집중지원회사를 대상으로 전자고지서비스를 일정을 앞당겨 올해부터 조기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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