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주서 2명 연달아 격리 해제 후 확진…감염경로 '미궁'
입력 2020-03-09 14:26  | 수정 2020-03-16 15:05

광주에서 신천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자가 격리됐다가 해제된 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가 2명 연속 나와 감염 경로에 의문이 쏠립니다.

오늘(9일)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광주 14∼15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A씨와 B씨는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신천지 관련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지난달 17∼18일 남구 주월동 신천지 성경 공부방에서 접촉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 A씨는 지난 2일, B씨는 3일 해제됐습니다.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을 지나고 나서야 확진 판정을 받은 이유는 미궁입니다.


일각에서는 격리 기간 주거지를 이탈해 다른 확진자와 추가로 접촉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보건 당국도 이탈 여부 파악을 급선무로 보고 두 확진자가 자가 격리 수칙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탈이 없었다면 현장에서 금과옥조로 적용되는 '잠복기는 2주'라는 등식을 의심하는 시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격리 기간에는 바이러스가 검사에 포착될 만큼 증식되지 않았다가 이후에 증식해 격리 해제가 된 뒤에야 발견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설득력을 얻습니다.

추가 접촉이 아닌 기존 접촉(2월 17∼18일)에서 감염됐지만, 발견이 늦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환자 모두 증상 호소에 따른 검사가 아니라 보건 당국이 신천지 관련 격리 해제자를 추적 검사하는 과정에서 확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신민호 전남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몸에 들어가 증식되는 기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증상은 나올 수도, 안 나올 수도 있다"며 "자세한 감염 경로는 심층 역학조사로 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광주시는 자가 격리자를 격리 해제하기 전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해 음성 판정이 나올 때만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격리 해제 시점부터 각각 5∼6일 지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로 미뤄 격리에서 해제돼 일상생활을 하다가 확진자와 추가로 접촉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보건 당국은 감염 경로 등 조사와 함께 신천지 교인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광주시는 현재 확인된 신천지 관련 시설 112곳의 폐쇄 명령 기간을 25일까지로 연장했습니다.

시는 지난달 27일 시설 폐쇄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11일까지를 폐쇄 기간으로 설정했었습니다.

대구 '한마음 아파트'와 같은 신천지 교인 집단 주거 시설은 광주에 없는 것으로 시는 파악했습니다.

김종효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신천지 관련 시설 가운데 아파트와 원룸이 1실씩 있었지만, 교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아직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는 폐쇄 장소 외에서도 모든 집회, 성경 공무, 단체 모임, 봉사활동 등을 중지하도록 하고 위반 시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 등 조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신천지 교인 확진자는 경우에 따라 퇴원하더라도 격리 기간 외부 접촉을 차단하려고 자택 대신 생활 치료센터인 소방학교 생활관에 격리하기로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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