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타다 서비스` 중단 이어 `플랫폼 택시` 대안될까…카카오만 최대 수혜자?
입력 2020-03-09 13:10 
타다금지법 통과로 서비스 중단 초읽기에 들어간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이충우 기자]

# '타다 베이직'을 애용하던 2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타다금지법 통과로 서비스가 곧 중단될거라는 소식에 마음이 착잡하다. 스타트업에 재직중인 A씨는 야근이 많은데, 항상 타다로 안전하게 집에 귀가했기 때문이다. A씨는 "카니발을 타면 쾌적하고, 기사님도 점잖다. 말도 안 걸어서 좋았다"며 "아무래도 안전한 느낌을 줘서 만족했는데 서비스가 없어진다니 아쉽다"며 "유사한 타 업체 서비스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 40대 직장인 B씨도 당장 중학생 자녀들의 학원 등·하원이 고민이다. 한 동네 사는 2~3명의 친구들과 짝을 이뤄 대치동의 학원에 보냈다가, 귀가시킬때마다 '타다 베이직'을 이용하게 했기 때문이다. B씨는 "아내와 맞벌이 부부라 아이들이 스스로 안전하게 귀가시키기엔 타다가 가장 완벽한 선택지였다"면서 "카카오의 벤티도 카니발 수준의 '대형 차량'이라고 하니, 타다 서비스가 완벽히 중단되면 갈아탈 생각"이라고 했다.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타다는 1년6개월 뒤에는 현행 방식의 서비스는 중단해야 한다. 여객법 개정안은 공포 후 유예기간 6개월을 포함해 1년 6개월 뒤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이미 장애인·고령자 등 교통약자 대상 서비스 '타다 어시스트'도 지난 8일부터 운영을 멈췄다. '타다 베이직'도 조만간 서비스 중단 관련 공지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법안 통과로 타다·차차(차차크리에이션) 등 서비스는 사라지고, 렌터카 방식의 모빌리티 업체들은 시장에서 성장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택시총량제와 택시 감차량에 연동되서 기여금이 차량 허용대수가 정해진다는 점에서 확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신에 카카오택시(카카오), 마카롱택시(KST모빌리티) 등 택시와 가맹을 맺는 방식으로 사업에 집중한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게 될 전망이다.

개편되는 플랫폼택시 제도는 크게 플랫폼 운송사업 '1유형'과 플랫폼 가맹사업 '2유형'로 나뉜다. 렌터카 방식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1유형 방식을 택해야 한다.
1유형 방식은 면허를 취득하지 않는 대신, 기여금을 내야 하고 차량 운영 대수도 제한을 받는다. 타다가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여금을 내고, 차량 대수를 제한 받을수밖에 없다. 다만 2015~2018년 4년간 택시 감차는 전국에 2121대에 그쳤다. 현행 타다·차차·파파 등 현행 렌터카 방식은 운영대수만 해도 2000여대에 가깝다. 더욱이 택시 감차 전국 목표량은 연간 900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한 업체의 자립에만 2000대 가량의 차량일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운행 대수를 제한당하면 사업 확장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신에 택시와 가맹을 맺는 형태로 사업을 운행해오던 모빌리티 업체들은 사업에 호재가 커졌다.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제도를 통한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KST모빌리티·벅시·벅시부산·코나투스·위모빌리티·티원모빌리티 등 등 7개 기업은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보다 다채로운 서비스를 보다 확실한 법적 토대 위에서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택시와 제대로 된 협업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택시'가 2유형 주도권을 쥘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자본을 확보해 면허를 사들일 수 있는 카카오가 시장을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카오택시는 1000여개 택시면허를 기반으로 23만 택시 가입자와 2300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의 브랜드 택시인 '카카오T블루'와 '카카오 벤티'도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택시 면허를 대량 확보했으나, 기사 공급에 난항을 겪어온 탓에 일자리를 잃게 된 전업 타다 드라이버가 카카오 합류를 대거 타진할 수도 있다.
모빌리티 업계에선 플랫폼 택시가 '기사 서비스'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에 성패가 달렸다고 보고 있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나 KST모빌리티가 택시 기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타다만큼 평가가 좋지 않았던 이유가 고객이 직접 대면하는 택시기사 서비스 품질을 고르게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해외에서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혁신을 이끌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은 대기업이 독식할 수밖에 없는 모빌리티 산업 구조를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다. 미국의 우버, 중국의 디디추싱, 싱가포르 그랩 등 차량공유 업체들이 세력을 확장하는 동안 한국의 차량공유 서비스가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유니콘기업 2위가 미국의 차량공유업체 '우버', 3위가 중국의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라며 "현재 해외 선두 기업들은 차량공유 서비스와 함께 자율주행 사업까지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가치가 계속 급등하는데 우리는 계속 '면허 총량' 등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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