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빠르게 확산하면서 코스피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국제유가도 5년만에 최대치의 낙폭을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고 있다.
9일 오전 11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80.11포인트(3.93%) 내린 1959.99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자 지난달 말 1980선으로 밀렸다. 이후 지수가 반등하면서 지난 5일까지 4거래일 연속 올라 2100선을 회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코스피가 2%대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크게 빠지면서 지수는 그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8일) 0시에 비해 248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루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로 떨어진 건 지난달 26일 이후 12일 만이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6일 253명 이후 연일 400명 이상 발생했고, 전날에는 처음 300명대로 떨어졌다. 국내 확진자수는 총 7382명으로 집계됐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구·경북이 (환자 수 증가세가) 점차 안정화하는, 변화의 초기로 판단한다"면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경향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대구는 신천지 신도의 진단검사를 거의 완료하고 현재 일반 대구시민 중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에 집중하고 있는데 환자 발생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탈리아에서 7일 기준 하루에 무려 1247명이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유럽 전역에서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국가 금융 중심지인 밀라노를 포함한 롬바르디아 지역의 봉쇄를 지정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국 또한 캘리포니아에 이어 뉴욕, 플로리다, 인디애나등 일부 주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의 일간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 5일 197건에서 6일 308건, 7일에는 434건으로 하루 100건 이상 급증하고 있다.
지난 주말 국제 유가가 폭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1%(4.62달러) 떨어진 4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2014년 11월 28일 이후로 5년여만의 최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OPEC 플러스)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추가 감산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게다가 사우디는 감산 합의를 파기하고 오히려 증산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글로벌 각국에서 코로나 19 확진자수가 급증할 경우 국제유가의 급락은 지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면서 "이러한 변동성을 통해 지수가 4~8% 내외 조정을 보인 다면 밸류에이션 안정을 기반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19 확진자 수 증가가 둔화된다면 반등 속도는 빠를 것"이라며 "특히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이 이를 주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의료정밀, 은행, 운송장비, 건설업 등이 5%대 급락하고 있고 전기가스업 한 업종만 오르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05억원, 188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은 800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3613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약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LG화학, 현대차, 삼성SDI 등이 4~6% 떨어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8개 종목이 상승하고 있고 855개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1.26포인트(3.31%) 내린 621.46을 기록 중이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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