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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덤비던 라이블리의 변신 “동료들 조언 덕분” [캠프 인터뷰]
입력 2020-03-07 00:00  | 수정 2020-03-07 00:08
삼성 라이온즈와 95만달러에 재계약한 벤 라이블리는 올해 15승을 목표로 설정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벤 라이블리(28·삼성)는 2019년 8월 25일 대구 키움전을 절대 잊지 못한다. 두들겨 맞아 케이오됐다. 부정적인 결과지만 긍정적인 과정이다. 라이블리가 생존할 수 있던 ‘전환점이었다.
KBO리그 3번째 경기에서 2이닝 7피안타 2볼넷 1사구 9실점을 기록했다. 최악의 경기였다. 이 경기만 빼면, 라이블리의 평균자책점은 2.62까지 떨어진다. 유일하게 5이닝도 못 던졌다.
그렇지만 이후 놀라운 역투를 펼쳤다. 패턴의 변화였다. 속구 비율을 낮췄다. 타자들이 알던 라이블리가 아니었다.
원래 공격적인 성향이 강했다. 속구를 지나칠 정도로 사랑했다. 한 투수는 라이블리를 보며 막 덤비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파이터라는 표현에 라이블리도 말없이 웃기만 했다.
그는 적응 문제로 업다운이 있던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속구 위주로 투구하는 편이다. 그런데 타자들이 (내 스타일에) 상당히 빠르게 대처하더라. 키움전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속구를 많이 던졌다가 좋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그렇다고 악몽까진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신감 있게 확실한 공을 던지겠다는 라이블리다. 밑바탕에는 동료들의 조언이 있다. 그는 동료들이 속구와 변화구를 다양하게 조합해 투구하라는 이야기를 준다. 특히 장필준, 윤성환, 최채흥 등의 의견과 조언을 듣는다. 그들은 나보다 더 오랫동안 KBO리그 타자를 상대했다. 그 경험이 중요하다. 한 조각씩을 맞춰가며 훈련과 경기에서 이행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라이블리는 새 동료 데이비드 뷰캐넌과 삼성의 마운드를 책임질 ‘쌍두마차다. 외국인 투수의 성공 여부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삼성의 한 해 농사에 매우 중요하다.

라이블리는 우선 목표는 15승이다. 지금 내 머릿속에 박혀있는 숫자다”라고 포부를 밝힌 후 다음에는 방향성에 맞으면서 내가 원하고 만족하는 투구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가장 나다운 색깔이다”라고 설명했다.
6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삼성 스프링캠프는 15일까지 연장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결정으로 KBO리그도 ‘언제 개막할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게 불투명하다. 그렇지만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라이블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정규시즌 개막이 늦어졌지만, 남은 기간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늦게 시작하더라도) 144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확실하게 대비하는 중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가 6일 불펜 피칭 후 투구 동작과 관련해 정현욱 투수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이상철 기자
한편, 삼성은 6일 오후 4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만 5678명인 대구·경북지역을 연고로 한다. 라이블리의 건강을 걱정하는 가족과 친구의 연락이 끊이지 않는다.
라이블리는 멀리 떨어진 지역에 있으니 다들 걱정을 많이 한다. 항상 연락하면서 ‘난 괜찮다라고 말해준다. ‘스프링캠프 기간이 연장된 것도 구단이 우리를 보호해주는 것이라며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한국 정부도 잘 관리하는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해줬다”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상황이 역전됐다고. 라이블리의 고향인 플로리다주에서도 5일(현지시간) 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그는 어제 고향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내가 가족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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