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종 인사이드] IMF회의서 "韓방역은 선도모델", 호언장담 홍남기
입력 2020-03-05 11:55 
4일 코로나19 관련 IMFC 회의에서 발언 중인 홍남기 부총리 [사진=기획재정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나라 방역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국제회의 자리에서 역설했다. 국제사회를 안심시키려는 행정부 수장의 노력이지만 "진단역량이 뛰어나 확진자 수가 많다"는 등 정확한 근거도 없는 발언과 함께 위기 상황에서 안이한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지난 4일 밤 9시(한국시간) 긴급하게 열린 코로나19 관련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의 선제방역 대응과 막대한 검진 실시, 투명한 정보공개 사례 등은 향후 감염병 대응과 역량제고를 위한 좋은 선도적 모델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상황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부총리는 "한국의 신속한 진단역량과 확진자 조기발견 노력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확진자수 만을 기준으로 국가별 단순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최근 한국을 입국금지 조치한 국가가 94개국에 달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코리아 포비어'가 확산되는 데 따른 행정부 수장으로서 방어진을 한 셈이다.
IMFC는 국제통화기금(IMF) 24개 이사국 대표로 구성된 IMF 총회 자문기구다. 비정기회의로 열린 이번 IMFC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경제 불확실성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영향과 이에 대한 각국의 정책대응 노력을 공유하고 글로벌 차원의 공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히 마련됐다.

이날 홍 부총리는 "확진자수가 5300명 수준이나 이는 전국적 현상보다는 일부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이라며 "현재 의심자·접촉자를 중심으로 매일 1만5000건을 진단검사중이고 누적 검사수도 13만명 수준이라는 사실은 확진자를 초기에 찾아내려는 정부의지와 진단역량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홍 부총리의 "한국이 진단능력이 뛰어나 확진자 수가 많다"는 등의 발언에 당혹스런 표정이다. 소위 신천지발 집단감염사태 등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정황이 뚜렷한 데 과학적 근거 없는 '호언장담'이라는 비판이다.
또 이미 1차 방역이 뚫리고 대구·경북지역에선 병실부족 사태로 대기중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안이한 인식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이날 IMFC는 코로나19의 세계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단기 성장전망이 저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날 회의를 마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취약한 국가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IMF가 금융지원이 필요한 국가들을 지원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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