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 어떻게 인체세포 침투하나…결합부위 3D구조 첫 규명
입력 2020-03-05 11:12 
코로나19 바이러스(2019-nCoV)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황색)과 인체 호흡기 세포 표면의 수용체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청색)의 결합 부위 구조와 분자 간 상호작용을 나타낸 그래픽. [자료 = 중국 서호고등연구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가 인체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단백질 부위의 입체 구조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변형됐고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사람의 호흡기 세포와 결합하는지 규명한 것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우창 중국 서호고등연구원(WIAS) 연구원이 이끈 공동 연구진은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M) 관측을 통해 2019-nCoV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상세한 입체 구조를 밝히고, 이 스파이크 단백질이 사람의 호흡기 세포와 결합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6일자에 발표했다. 사이언스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4일(현지 시간) 논문을 미리 공개했다.
2019-nCoV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에서 유래한 변종으로, 작동 원리도 SARS-CoV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폐와 같은 인체 호흡기 세포 표면에 발현된 수용체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와 결합하면서 사람을 감염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결합을 막을 수 있는 항체를 찾으면 원천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바이러스의 작용을 억제해 감염된 사람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항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와 인체세포 간 결합 부위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ACE2의 전체 구조조차 정확하게 밝혀지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연구진은 Cryo-EM으로 최고 2.9A(옴스트롱·1A는 100억분의 1m) 수준의 고해상도로 2019-nCoV 스파이크 단백질의 상세 구조와 ACE2와의 결합 부위를 정밀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옴스트롱은 원자 수준의 길이 단위다.
분석 결과, 실제로 2019-nCoV는 SARS-CoV와 매우 유사한 과정을 거쳐 인체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nCoV 스파이크 단백질은 크게 3개 부위에서 ACE2와 상호작용을 하며 결합했다. 저우 연구원은 "결합은 주로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은 두 극정 분자들 사이의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감염 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검출 기술과 잠재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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