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파트 공시가격 공개 임박…15억원 넘는 서울 아파트 20∼30% 오를 듯
입력 2020-03-05 10:23  | 수정 2020-03-05 14:21
서초구 아파트 전경 [사진= 매경DB]

이달 중순 예정된 아파트 공시가격 공개를 앞두고 다주택자와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이 인상률 급등 우려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를 경우 보유세 부담도 급증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 가격을 이달 19일께 공개하고 의견 청취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 공시가격이 공개되는 공동주택은 지난해(약 1339만 가구)보다 늘은 약 1400만 세대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3월 공개한 예정가 기준 14.16% 올라, 2007년(28.45)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8.0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 공시가격 형평성·균형성 제고를 위해 시세 12억원 초과 공동주택 중 그동안 시세가 급등했으나 현실화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일부 아파트의 공시가격의 끌어올려 현실화율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공시제도 개편안에서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고가주택 내에서도 금액대별로 차등화해 시세 9억∼15억원은 70%, 15억∼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80%까지 현실화율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동안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값의 현실화율이 평균보다 낮아 조세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었던 만큼 올해는 고가주택의 현실화율을 평균 이상으로 높여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이에 올해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권을 비롯해 마포·용산·성동구 등 일명 '마용성' 일대와 동작구·광진·영등포(여의도동)·양천구(목동) 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일례로 작년 11월 15~16억원대에 실거래된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85㎡가 아파트의 공시가격 기준가격이 15억원을 넘었다고 볼 때 올해 목표 현실화율인 75%를 반영 시 공시가격은 11억∼12억원대로 추산할 수 있다. 이 주택형의 지난해 공시가격이 8억4800만∼8억64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할 때 30% 이상 급등하는 셈이다.
평균 실거래 가격이 약 30억원에 달하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의 현실화율을 80%까지 끌어올리면 올해 공시가격은 24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 지난해 공시가격 17억3000만∼19억원대와 비교해 26∼38% 뛰는 것이다.
올해 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보유세도 뛸 전망이다.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8억4800만원에서 올해 11억5000만원으로 35.6% 뛴다고 가정할 때, 보유세는 작년 230만원대에서 올해 331만원으로 43.6% 오른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 역시 지난해 공시가격이 19억400만원에서 올해 24억원으로 26%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총 보유세는 지난해 927만원대에서 올해 1345만원으로 418만원(45%)가량 늘어난다.
여기에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와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2가구를 보유한 만 60세 미만의 2주택자는 당장 올해 보유세가 5820만원으로 지난해(2525만원)보다 130.5% 오르고, 2021년에는 공시가격 변화 없이도 연간 보유세가 6145만원으로 26%가 다시 오른다.
김종필 세무사는 "정부가 지난해 '12·16대책'에서 올해 종합부동산세부터 1주택자는 종전 세율에서 0.1∼0.3%포인트,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0.2∼0.8%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공시가격도 급등하면서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상한(전년도 납부세액의 150∼300%, 상승률 50∼200%)까지 오르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세무사는 이어 "강남권이나 마용성 등 일부 인기지역에 주택 2채만 갖고 있어도 보유세 부담이 일반 직장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어난다"며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은 임대사업등록을 해도 종부세 합산 배제 효과가 없기 때문에 고가주택을 보유한 일부 다주택자들이 진지하게 주택 매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시장에선 이달 19일 공시가격 발표를 기점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인 오는 6월 말 이전까지 주택 매도에 나서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양도세 중과 배제 대상이 10년 이상 장기보유한 물건으로 한정되면서 실제 시장에 나오는 매물 수가 예상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혼재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상황에서 4월 총선 결과를 보고 매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집주인도 적지 않은 만큼 조금더 지켜봐야 정확한 시장상황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강남3구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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