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효성티앤씨 배당 늘려라" KB운용, 주주서한 보냈다
입력 2020-03-03 17:49  | 수정 2020-03-03 19:39
KB자산운용이 효성티앤씨에 배당을 대폭 올려줄 것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KB자산 측이 요구한 배당액은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의 30% 수준이다.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 외에도 광주신세계, 골프존, KMH, 컴투스, 에스엠에 대해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한 만큼 배당 증액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 주주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3일 KB자산운용은 수탁자책임공시를 통해 "효성티앤씨가 생각하는 주주 정책, 신규 투자 계획, 부채 상환 스케줄을 발표해 달라"며 "주당 1만2500원 수준의 배당을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효성티앤씨 주주총회 안건 중 재무제표 승인의 건에 올라오는 배당금은 주당 2000원이다. 효성티앤씨는 효성그룹의 인적분할로 2018년 6월 설립된 회사로 KB자산운용은 그해 12월 '분할 이후 주주 정책을 묻습니다'라는 주주서한을 효성티앤씨에 발송한 적이 있다. 현재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 지분을 15.57%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민연금공단은 12.44%를 가지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효성 등 조현준 대표 일가 5인으로 43.9%를 가지고 있다. KB자산운용과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재무제표 승인을 거절할 경우 12%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과 기타 소액주주들의 표가 재무제표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은 주주서한에서 "효성티앤씨의 2019년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대비 4.4배 증가했는데, 배당성향은 20%에서 9%로 낮아졌다"며 "국내 주요 화학기업 평균 배당성향은 36%로 효성티앤씨는 이에 미치지는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현재 차입금 상환을 위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효성 관계자는 "올해 여러 여건상 배당 가능 이익이 적은 와중에도 9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한다"며 "창립 후 2년이 안 된 회사이고 부채비율이 높다 보니 사외이사들에게서 차입금을 낮춰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배당금을 2018년 주당 1000원에서 주당 2000원으로 두 배 늘렸으며, 주주 친화 정책을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잉여현금흐름의 3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해도 차입금 전액 상환에 걸리는 기간은 3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효성티앤씨는 매출액 5조9831억원에 영업이익은 3229억원을 기록했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931억원이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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