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코로나19' 확산 주춤…'해외발 역유입' 막기 총력
입력 2020-03-03 10:11  | 수정 2020-03-10 11:05

중국의 강력한 통제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8만명과 2천900명을 넘어서는 등 중국 내 피해는 여전히 심각합니다.

중국 내 확산세가 주춤해지자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코로나19 감염자를 막기 위해 관련 대책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발 승객에 대한 '무조건 14일 격리' 방침을 밝힌 광둥(廣東)성은 격리자에게 그 비용까지 부담시켜 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연일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는 '발뺌'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근원을 밝혀내라는 지시를 내려 이러한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신규 확진자 200명대까지 떨어져…非후베이성은 한자릿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그제(1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202명, 사망자는 42명이라고 어제(2일) 밝혔습니다.

그제(1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8만26명, 사망자는 2천912명입니다.

중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327명, 28일 427명, 29일 573명이었는데 3월로 접어들면서 200명대까지 내려갔습니다.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도 지난달 27일 9명을 기록한 이래 28일 4명, 29일 3명에 이어 지난 1일 6명으로 한 자릿수를 유지했습니다.


발병지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96명과 42명입니다.

후베이성 신규 확진자가 20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말 중국 정부가 공식 통계를 발표한 이래 처음입니다.

이 가운데 우한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193명과 32명입니다.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의심 환자는 715명입니다. 지금까지 완치 후 퇴원자는 4만4천462명입니다.

현재 치료를 받는 확진자는 3만2천652명이며, 이 가운데 7천110명이 중증입니다.


◇광둥성, 한국발 승객 '무조건 14일 격리'…비용까지 본인 부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은 주춤해졌지만, 최근 이란과 더불어 영국 런던과 홍콩을 거쳐 선전(深圳)으로 들어온 입국자 중에 확진자가 나오는 등 중국 정부는 '해외발 역유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에 중국 당국은 모든 입국자는 건강신고서 작성과 두 차례 체온 검사, 여행 이력 검사 등을 거치도록 하고,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국가에서 온 사람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는 등 관련 대책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의 지침보다 더 나아간 고강도 대책을 시행하고 나섰으며, 그 과정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는 대책마저 강행하고 있습니다.

광둥성 정부는 어제(2일)부터 한국에서 광저우(廣州)와 선전(深圳) 공항 및 항만에 도착하는 모든 승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상관 없이 무조건 14일 격리 조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중국 도착 승객에 대한 2주간 강제 격리 비용은 중국 정부가 부담해왔는데, 이제부터는 승객이 자비로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방정부가 격리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중국 전염병예방치료법 제40조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관련 조항에는 "격리 조치를 실시한 인민정부는 격리된 사람에게 격리기간 동안 생활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이날 광저우에 도착한 한국인 승객은 300여 명에 달합니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도 전염병이 심각한 국가에서 오는 사람은 국적을 불문하고 지정 호텔에서 일률적으로 14일 동안 격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날 12시까지 중국에 입국했다가 호텔에 지정 격리된 한국인은 총 407명이며, 이 가운데 299명이 하루 새 늘었습니다.


◇연일 코로나19 발원지 '발뺌'…시진핑 "바이러스 근원 밝혀라"

코로나19가 중국 외에 다른 국가에서도 빠르게 확산하자 중국 전문가와 관영 매체들은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연일 펼치고 있습니다.

관영 환구시보는 어제(2일) 사평에서 "일본, 한국, 이탈리아, 미국 등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중국을 여행하지 않고, 밀접 접촉 경험이 없음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부 세계에서도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중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출현했다고 해서 중국을 꼭 발원지로 볼 수는 없다"면서 "발원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어 "현재는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어디라고 말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발원지가 국내냐 국외냐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습니다.

신문은 최근에는 미국에서 먼저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중국으로 감염이 됐다는 '미국 발원설'까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양잔추 우한대 감염병 연구소 교수는 "코로나19의 대규모 감염이 우한에서 일어났고,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19가 검출됐다고 해서 우한이 코로나19의 시초라고는 볼 수 없다"며 "코로나19는 같은 시기에 동시의 여러 발원지를 가질 수 있고, 발원 동물 역시 여러 종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시진핑 주석은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칭화대학 의학원을 방문한 후 연 좌담회에서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근원과 전파 경로를 연구할 것"을 지시해 이러한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시 주석은 "유행병학과 바이러스 근원 조사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근원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를 분명하게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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