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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강백호와 비교에도 편하다는 이재원, 그의 길라잡이 ‘아버지’ [오키나와人]
입력 2020-03-03 00:00  | 수정 2020-03-05 14:24
LG 이재원은 2일 삼성과 연습경기에서 6회초 2사 1루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쳤다. 그렇지만 이후 두 차례 득점권 상황에서 연석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2년의 쉼표, 동기들은 앞서가 있다. 특히 서울고에서 클린업 트리오를 이뤘던 강백호(21·kt)는 신인상을 타더니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어느덧 kt의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해 KBO리그의 미래로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초라할 수 있다. 이재원(21·LG)은 부상으로 1군 데뷔는커녕 2군 경기도 많이 뛰지 못했다. 2019년 퓨처스리그 26경기 출전에 그쳤다.
프로에 입문할 당시 같은 금액이었던 연봉은 확 달라졌다. 이재원이 2700만원으로 동결된 사이 강백호는 2억1000만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7.8배 차이다. ‘잘나가는 친구다.
강백호와 비교는 귀가 아플 정도로 들었다. 지겹고 싫어할 만도 한데 이재원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게 당연한 거 아닌가.”
자괴감에 빠지지 않는다. 냉철한 눈으로 현실을 바라볼 뿐이다. 이재원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든든한 등대이자 현명한 길라잡이가 있다.
이재원은 물론 그동안 보여준 게 없다. 그래서 (생존하기 위해) 뭔가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만 너무 부담을 갖거나 조급해하지 않는다. 아버지(이용환)의 영향이 크다. 아버지도 젊은 시절 운동을 했다. 프로골퍼였다. 아버지께서 ‘괜찮다. 마음 편하게 가져라. 분명히 네게도 기회가 올 테니까 기다려라라고 조언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기다리던 이재원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LG가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뒤 치른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 ‘뭔가를 보여줬다.
2일 삼성과 연습경기에서 1타점 2루타를 쳤다.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4-1의 6회초에서 터진 한 방이었다. LG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특히 상대 투수는 ‘거물 오승환이었다. 파울 2개를 친 후 오승환의 속구를 공략해 외야 좌측으로 빨랫줄 타구를 날렸다.
오승환 선배와 대결을 벌인 것만으로 영광이다”라며 이재원은 겸손해했으나 그에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큰 자신감을 얻었다.


LG 이재원(오른쪽)은 2일 삼성과 연습경기에서 6회초 2사 1루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쳤다. 그렇지만 이후 두 차례 득점권 상황에서 연석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이상철 기자
물론, 그는 ‘미생이다. 덜 영글었다. 부족한 부분이 많고 채워야 할 부분도 많다. 고교 시절부터 힘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격 연습할 때도 코칭스태프의 찬사가 쏟아졌다. 다만 실전에서도 그렇게 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재원은 8회초와 9회초, 두 차례 더 타석에 섰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연속 헛스윙 삼진 아웃이었다. 그는 평소 연습했던 걸 반도 펼치지 못했다. 많이 부족하다. 10점 만점 중 2점짜리 활약이었다”라고 자평했다.
스스로 냉정하게 바라보나 꿈꾸는 미래는 긍정적이다. 이재원은 그래도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꼭 언젠가는 홈런왕에 도전해보고 싶다”라며 (성장하기 위해) 부상도 조심해야 하지만 인필드 타구를 더 늘려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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