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월분양 당초계획의 반토막…"3월도 막막"
입력 2020-03-02 17:28 
지난달 28일 개관한 여수 웅천지구 `웅천 롯데캐슬 마리나` 견본주택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낀 채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 건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반기 분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연초부터 청약 업무 이관으로 인해 분양이 스톱된 데 이어 2월에는 코로나19로 공급 일정이 줄줄이 밀리면서다. 건설사들은 전달에 밀린 물량을 이달 털어낼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급 전망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전국에서 31만가구가 분양 예정인 가운데 지방에서는 가장 많은 물량을 쏟아낼 대구(2만3844가구)에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해 타격을 받고 있다.
2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 단지는 15개 단지, 총 1만558가구에 일반분양 7812가구였다. 당초 전망한 분양 예정 물량은 26개 단지, 총 1만9134가구였는데 실제 분양 실적은 55%에 그쳤다. 분양 실적은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아파트를 조사했다. 상당수 아파트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견본주택 개관을 미루고 분양 일정을 미루면서 분양 실적이 대폭 줄었다고 직방은 설명했다.
당초 1월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청약 업무가 이관되면서 청약 일정이 올스톱됐다. 이때 미뤄진 아파트가 2월에 대거 분양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올스톱했다. 1205가구 규모의 인천 연수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대구 다사역금호어울림(869가구) 등 일반분양 7357가구의 분양이 연기됐다.
지난달 연기된 물량이 이달로 이월되면서 3월에 전국 44개 단지, 총 3만3433가구가 쏟아진다. 이 중 일반분양이 2만7689가구다. 그러나 분양업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3~4월 분양 계획도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서울과 경기 일부 정비사업 아파트는 4월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완료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총회 소집에 어려움을 겪고 정부와 분양가 협상이 지연되면서 공급 일정이 밀리는 모양새다.
6700가구 규모의 개포주공1단지는 다음달 분양공고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 중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총회를 개최할 수 없어 전자투표 도입 등 조합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만2000가구 규모 매머드급 단지인 둔촌주공 재건축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의가 안된 상황이다. 후분양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조합원들이 모일 수도 없어 뜻을 모으기 힘든 상황이다. 둔촌주공과 개포주공1단지 청약 일정이 어그러질 경우 올해 서울 공급 물량(6만600가구)의 20% 가까이가 날아가게 된다. 지난해에도 건축비 조정·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으로 공급이 축소된 수도권 분양시장은 올해는 증가한 물량을 기대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공급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건설업 체감 경기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3.2포인트 하락한 68.9를 기록하며 70선 밑으로 내려왔다고 밝혔다. 연도별 2월 기준으로는 최근 7년 동안 최저치다. C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설기업들이 일부 공사 착공 및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했다.
[이선희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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