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경기 농협하나로마트에 풀린 `정부 마스크`…판매 시작전 이미 600명 줄, 새치기에 몸싸움도
입력 2020-03-01 16:49  | 수정 2020-03-01 16:54

코로나 19 확산으로 품귀현상을 빚은 마스크가 공적판매처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량 유통되면서 마스크 공급과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농협은 서울·경기 지역 농협하나로마트 319곳에서 공적 물량 마스크 110만장을 판매했다. 주말 대구·경북 지역은 약국과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서울·수도권은 농협하나로마트, 행복한백화점, 약국 등에서 마스크를 판매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공적물량 마스크 448만개를 출하했다고 밝혔다. 1일 공적 물량 마스크 판매처에는 오전부터 고객들이 몰려들어 긴 줄을 늘어서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판매 시작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물건이 동나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온라인의 마스크 가격이 조정되려면 며칠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말부터 1일까지 온라인에서 유통된 마스크 가격이 공적판매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1일 낮 12시 하나로마트 관악농협보라매점 앞에는 오후 2시부터 판매되는 공적 물량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인파가 몰려들었다. 하나로마트 직원은 "오전 9시 오픈 전부터 10여명이 대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관악농협보라매점에 준비된 물량은 총 4600여개로 1인당 최대 6장씩 구입 가능했다. 판매가격은 1개당 2050원꼴이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은 마스크 판매 방식에 대해서 큰 불만을 표했다. 60대 여성 박 모씨는 "출퇴근할 때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당장 내일 쓸 것도 없다"며 "농협이나 약국보다는 주민센터에서 가구당 인원 수에 맞춰서 나눠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이렇게 줄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은 "접근하기 쉬운 편의점 등에서도 판매하면 좋겠다"며 "어르신들과 함께 살고 있다 보니 마스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대기 줄이 건물 앞쪽은 물론 뒷편 주차장까지 길게 늘어섰다. 600명 이상 몰려들면서 새치기를 하려는 사람과 먼저 줄을 서있던 사람과의 충돌도 발생했다. 하나로마트 직원들이 다툼을 수습하고 대기 줄을 통제하기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오후 2시 마스크 판매가 시작됐다. 마스크를 구매하고 나온 한 남성은 "뉴스에서는 장당 1000원대라고 했는데 지금 구매하는 가격이 장당 2000원대"라며 "지금 상황에선 어쩔 수 없으니 일단 사고 봤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직원은 마스크 가격에 대해서 "정부가 말한 가격은 평균가"라며 "지역마다 배정 받는 제품이 다른데 우린 2000원짜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스크를 카드로 구입하는 고객도 있는데 원가에 파는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까지 생각하면 우리도 밑지는 장사"라며 "정부와 고객 사이에 끼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마스크가 코로나19의 전염을 막는 데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가격 안정화를 꾀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마스크를 특별공급 물품으로 지정한 만큼 공적판매처 가격은 매입원가와 크게 차이가 없다. 우체국에선 1장당 800원, 약국에선 1500원에 구입 가능하다. 대신 1인 1일 최대 판매수량이 5매로 제한된다.
한편 온라인 판매시장 상황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네이버쇼핑은 이날 기준 대형 마스크KF94 1장이 최소 3600원(배송비 제외)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6일 매일경제 기자들이 직접 마스크를 구입했을 때(3500원)와 달라지지 않았다.
네이버쇼핑에 비해 판매자가 적은 G마켓과 옥션은 마스크값이 더 비쌌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부터 3위가 '마스크'일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데 반해 3000원대 제품은 어린이용이나 마스크케이스뿐이었다. 두 오픈마켓 모두 여전히 4200원 이상 지불해야 KF94 대형 제품 1장을 구입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판매처가 1~2곳밖에 없었다. 마스크 1장당 적어도 6000~7000원은 지불해야 다양한 선택지 안에서 제품을 고를 수 있었다.
11번가에서도 마스크 KF94 대형 1장당 5000원, 위메프는 4600~5400원, 티몬은 4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쿠팡, SSG닷컴, 롯데닷컴은 품절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에는 마스크 1장당 500~600원에 거래됐다는 점에서 급변한 온라인 가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네이버쇼핑 판매자 게시판에는 "이 기회에 마스크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품목으로 지정되길 바란다. 1장에 600원하던 걸 3000원대에 구매하는데도 감사함을 느껴야 하는 세상은 말이 안된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개인 대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의 상황은 더 어수선하다. 이곳 역시 KF94 대형 마스크가 1장당 3000~4000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보다 저렴한 2000원대에 제품을 올린 판매자 글에는 '이 사람에게 사기당했다'는 댓글이 여러개 달려있었다. 선입금은 받되 배송은 3주 뒤인 23일부터 시작한다거나 '마스크 100장이 있으니 1장당 얼마에 구입할 건지 가격을 먼저 제시해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사기꾼에 걸려들지 말자는 취지로 주의사항을 공유하는 글도 속속 올라왔다. '이전 거래 내역이 없고 개인 연락처를 적어놓지 않은 데다 판매자가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닌 인터넷에 올라온 이미지만 사용할 경우 절대 거래하지 말라' 등이 대표적이다. 사재기 의혹을 뿌리뽑겠다는 정부의 지침을 인용한 경고성 댓글들도 다수 발견됐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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