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이탈리아·프랑스 확진자 폭증…`볼키스`로 전염 비상
입력 2020-03-01 14:5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전통 인사법인 `비즈(가벼운 볼키스)` 방식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 AFP 연합뉴스]

최근 유럽 내 코로나19의 급격한 증가가 전통적 인사법인 '볼키스'로 인해 가속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보건당국 역학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이탈리아에 이어 최근 유럽 대 확진자 최다국이 된 프랑스가 갑자기 국민들에게 "볼키스를 자제하라"는 권고안을 내리면서 볼키스 인사와 감염 위험성 관 연관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100명을 돌파했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 사회연대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친구·지인 등을 상대로 친밀감을 표시하는 프랑스식 인사법인 비즈(La Bise·가벼운 볼키스)를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그는 "앞으로 제한된 장소에서 5000명 이상의 대중이 모이는 모든 행사는 일시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통적 프랑스식 인사법 역시 감염 위험을 확산시킬 수 있는 만큼 자제를 호소했다. 비즈는 서로의 뺨을 마주대고 허공에 가볍게 쪽 소리를 내는 인사법으로, 프랑스 방역당국은 확진자 감염경로 조사를 통해 자국의 전통적 인사법이 감염 확산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프랑스 내 확진자 수는 정부 공식 통계와 함께 빈번하게 인용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실시간 집계상황에서 1일 정오 현재 100명에 달해 단숨에 전세계 7위, 유럽 내 2위에 오를 만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프랑스 정부는 1일 예정됐던 파리 하프 마라톤대회를 전날 전격 취소했다.
1128명의 확진자를 양상한 이탈리아의 경우 프랑스보다 더 강한 수준의 볼키스와 포옹 인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는 아직까지 자국 내 인사법에 대해 별도의 제한이나 권고 조치를 두지 않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정부 지도자들로부터 어깨편에 키스를 하는 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 = AFP 연합뉴스]
이란의 경우 공식 석상에서 상대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볼을 대거나 상대편 어깨쪽 옷깃에 입을 대는 방식의 인사가 통용되고 있다. 직접적인 피부 접촉이 없더라도 상대편 의류에 묻은 바이러스가 이 같은 인사법으로 감염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란은 최근 모하마드 알리 라마자니 다스타크 이란 의회 의원 겸 부의장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무하마드 미르 모함마디 국정조정위원회 위원도 코로나19에 감염돼 현재 의식 불명 상태다. 이에 앞서서는 마수메 엡테카르 부통령과 이라즈 하리르치 보건부 차관 등 고위 관료들이 비정상적 규모로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93명으로,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로 인해 의약품과 의약장비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건기구(WHO)와 전통적 우방인 중국으로부터 검사 키트를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커지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산방지 관련한 물품 등에 대해 일부 제재 해제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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