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전국의 전세 주택 수급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하우스가 국민은행 시세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평균 157.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8 포인트 급상승했다. 지난 2016년 11월에 164.4을 기록한 이후 4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수급지수(최대값 200)는 전세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낸 지표로, 전세 공급 부족이 심할수록 수치가 높다. 반면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100은 전세 수급이 균형을 이룬 상태를 의미한다.
지역별 전세수급지수를 보면 수도권(서울 160.8·경기 150.4·인천 159.2)은 작년에 비해 공급 부족 상황으로 빠르게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월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 지수는 87.5에 불과했지만, 1년 사이 73.3 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시간 경기도 역시 83.7에서 150.4로 66.6 포인트 급등했다.
특히 전남, 세종, 대구지역은 전세수급지수가 180을 넘어서는 등 전세난이 심각했다. 주택업계 일각에선 지난해 '12·16 대책'으로 대출규제가 심해진 상황에서 전세가격까지 요동치면 갭투자가 다시 활개 칠 수 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대구·세종·전남·광주 등지에서 전세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전세가격마저 치솟으면 전세 끼고 주택을 장만하려는 투자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 "대구시청 이전 호재가 있는 달서구나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는 세종시가 주요 타깃 지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수급 상황이 나빠질 수록 신규 분양시장으로 눈 돌리는 예비 청약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품귀현상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상황에 따라 높은 주거비용(월세)보다 저렴한 대출이자로 내 집 마련에 나서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주택자에게 청약 우선권을 주는 분양시장 여건도 한 몫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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