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약국·마트·우체국 돌며 사재기…마스크 수급 불균형
입력 2020-02-29 16:58  | 수정 2020-03-07 17: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자 일부 시민들이 비양심적으로 마스크를 사 모으고 있어 공급 루트 관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9일) 아침 대구 수성구 한 약국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어제(28일) 오전 약국마다 100개씩 우선 공급한 공적 마스크는 1인당 구매 한도(5개)에 따라 먼저 온 20명에게만 돌아갔습니다. 이후 추가 공급 일정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마스크를 구하려는 발걸음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약국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달서구 두류동 한 약국 관계자는 "전날 받은 공적 마스크는 20여분 만에 소진됐는데도 사러 오는 사람과 문의 전화가 잇따른다"며 "이런 분들이 하루에 100명이 넘어 약사들이 지친 상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봉투에 마스크를 수십 장씩 담아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습니다.

여러 약국을 돌며 5장씩 사거나 대형마트, 농협, 우체국 등에서 보이는 대로 마스크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수성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47) 약사는 "대만에서는 건강보험증을 제시하고 마스크를 구매하도록 해 개인별 수량을 조절한다고 들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달서구 한 약사는 "최근 방문한 30대 남성이 이틀 연속 이마트에 부인과 함께 두 번씩 줄을 서서 240개를 샀다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마스크 구매가 어려운 읍·면 지역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공급하자 도시지역 주민들이 '원정 구매'로 마스크를 싹쓸이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경북 문경 호계면 주민들은 인근 도시 주민들이 승용차를 타고 우체국에 가 마스크를 사 간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호계면 한 주민은 "도시 사람들이 마스크를 싹쓸이해 농촌에 사는 고령자들은 마스크 구매가 어렵다"며 "공적 마스크만큼은 해당 지역 주민이 우선 구매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스크 수급 불균형으로 산업계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어제(28일) 지역기업용 마스크 특별 배정을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300여 업체를 대상으로 모니터링해보니 현장 근로자에게 제공할 마스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대구상의는 건의문에서 "정부가 마스크 생산을 관리하며 구매 수량까지 제한해 대량 구매가 필요한 기업들은 마스크를 구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습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사업장 내 감염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