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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매와’ 신구·손숙 “연극계 방탄노년단, 우린 영원한 현역”
입력 2020-02-28 16:30  | 수정 2020-02-28 16:36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 부부 호흡을 맞추는 배우 신구(왼쪽)와 손숙.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대한민국 대표 명품 배우 신구(84)와 손숙(76)이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로 돌아와 관객들과 만났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김광탁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사실주의 연극이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이다.
신구와 손숙은 2013년 초연에 단일 캐스트로 출연한 뒤 앙코르 공연, 2016년 극작가 차범석의 타계 10주기 추모 공연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신구는 아주 오래 전에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새 대본을 보는 느낌이다. 그 때 담지 못했던 감정들이 새롭게 찾아지고 있다”고 4년 만에 손숙과 함께 ‘나와 아버지와 홍매와 무대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연기 경력만 합해도 115년인 두 노장은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대단하다. 손숙은 신구가 연극을 대하는 태도는 존경스럽다. 정말 좋아하는 상대역”이라면서 암으로 돌아가시는 역할이다. 그래서 몸무게를 일부러 빼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 노력이 있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 눈빛이나 호흡만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배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구 역시 연극을 대하는 자세는 손숙도 누구 못지않다”고 호응했다.
신구는 극에서 함경도가 고향으로 17세에 월남해 가족을 부양하다 78세에 말기 간암 판정을 받고 정신착란증을 보이는 실향민 아버지를 연기한다. 손숙은 아픈 남편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홍매 역을 맡았다.
신구는 간암 말기라 치료도 더 이상 할 수 없어서 고향에 내려와 가족들과 이별한다. 요즘 흔히들 얘기하는 ‘웰다잉(Well Dying)에 대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손숙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마음이 굉장히 현실적이다. 나이를 먹어가니 남의 일 같지 않다. 곧 닥칠 일인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더라. 요즘 ‘웰다잉에 꽂혀 있다. 품격 있게 죽었으면 좋겠다”고 역할에 대한 공감을 드러냈다.
배우 신구(왼쪽)와 손숙은 "이순재와 함께 대학로 연극계에서 '방탄노년단'으로 불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강영국 기자
두 원로 배우 신구와 손숙은 60년 가까이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혈기왕성한 한창 때의 배우같다. 손숙은 대사를 ‘아직도 어떻게 외우냐고? 아직도라니. 현역이다”라고 말하며 이순재(85)까지 해서 우리끼리 농담으로 ‘방탄노년단이라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꾸준한 체력관리도 롱런의 비결이다. 엄청난 주당으로 유명한 신구는 여전히 주사 하나 없기로 익히 알려져 있다. 신구는 배우로서도 자연인으로서도 건강이 제일이다. 기본적으로 건강이 받쳐주질 않으면 작업을 할 수가 없다. 관리가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이리저리 걷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기도 한다”고 체력관리 비법을 공개했다. 그러면서도 술 마시기 위해서 하는 것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와 아버지와 홍매와는 벌써 네 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지만, 배우와 관객에게는 매번 새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손숙은 좋은 작품을 성의를 갖고 제대로 준비한다면 관객들이 온다고 생각한다. 성의가 없다면 재미로 보는 관객들은 오더라도 진정한 연극 팬들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는 신구와 손숙 외에 조달환과 서은경, 최명경이 함께했다. 조달환과 서은경은 아들과 며느리로, 최명경은 정씨로 분했다.
놓치기 아까운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당초보다 앞당겨 2월 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shinye@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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