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도입 품목 비중 높은 제약사, 작년 수익성 크게 악화
입력 2020-02-28 13:20 

다른 제약사가 만든 약을 판매해 매출 규모를 키워온 제약사들의 작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반면 자체 개발 제품의 매출 비중을 상당 수준으로 확보한 제약사들은 호실적을 내놓거나 악재 속에서도 선방한 성적표를 받았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매출 기준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작년 매출 1조4804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3%와 74.99% 감소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해 팔고 있는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의 특허 만료로 약가가 30% 인하된 데 더해 R&D 비용 지출이 늘어나면서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유한양행의 매출 1조776억원 중 상품매출은 7473억원의로 69.35%를 차지한다. 비리어드와 더불어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도입한 당뇨약 트라젠타·자디앙 및 고혈압약 트윈스타 등이 주력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유한양행이 작년까지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받으면서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800억원의 계약금 및 마일스톤 수취가 전망됨에 따라 원가율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상품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제일약품 역시 작년 영업이익이 반토막 이하로 감소했다. 제일약품의 작년 매출은 672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2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63% 줄어든 34억원에 그쳤다. 이 회사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042억원 중 상품매출은 3913억원으로 77.61%를 차지한다.
반면 한미약품은 작년 얀센으로부터 비만·당뇨 치료 후보물질의 기술을 반환당하는 악재가 불거진 와중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한미약품은 작년 매출 1조1136억원, 영업이익 103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62%와 24.29% 늘었으며, 특히 영업이익이 주요 제약사 중 가장 많았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한미약품의 제품 매출 비중은 85.91%다.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을 중심으로 영업한 덕이다.
대웅제약 역시 작년 대규모 소송 비용 지출과 발암 우려 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함유된 라니티딘 사태 등의 악재 속에서도 외형과 영업이익을 모두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웅제약의 작년 매출은 1조52억원으로 전년 대비 6.53%, 영업이익은 314억원으로 2.22% 각각 증가했다. 지난 2018년 기준 대웅제약의 제품 판매 비중은 58.94%다.
다만 메디톡스와의 소송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라니티딘 제제인 알비스의 매출 공백 효과가 올해도 이어지는 영향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대웅제약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알비스의 판매 중단으로 약 600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가스모틴, 넥시움, 뮤코트라 등으로 대체 예정이나 감소된 알비스의 매출을 채우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메디톡스와의 소송은) 오는 6월 예비판정이 예상돼 소송 비용 축소는 하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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