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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감+책임감’ 이용규, 독수리 군단 위해 달린다 [애리조나人]
입력 2020-02-28 05:00  | 수정 2020-02-28 07:37
한화 이글스 캡틴 이용규가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레드마운틴구장에서 MK스포츠와 인터뷰 후 엄지 척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美 메사)=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메사) 안준철 기자
7kg 빠졌다. 현재 68kg다. 10년 만에 이 몸무게로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35)가 돌아왔다. 더 슬림해졌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도 있었다. 의무감과 책임감이었다. 이용규는 올 시즌 독수리 군단의 캡틴이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이용규는 누구보다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살은 빠졌지만, 몸은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룸메이트인 노시환(20)은 하루 정해진 운동량을 모두 소화하는 걸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용규는 시즌 때는 이렇게 못한다. 지금은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된다. 물론 시즌에도 관리해야 하는데, (스프링캠프 때와는) 다른 과정이다”라며 지금 (운동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시즌 이용규의 기록은 없다. 뛰질 못했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고 나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화 구단은 이용규에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렸다. 경기도 뛸 수 없고, 구단에서 훈련을 할 수 없었다. 이용규는 홀로 운동을 해왔다.
돌아온 이용규는 주장이 됐다. 선수단이 결정했다. 한화에서는 두 번째 주장이다. 김성근 감독 시절 주장을 맡은 적이 있다. 물론 그때와 현재를 비교하면 차이는 크다. 이용규는 그때는 정신도 없었고, 뜻하지 않는 부상으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해는 사연도 있고, 열심히 해야 할 의무감 있어서 많이 다르다”고 덤덤히 말했다.


올해는 자신의 기동력을 더 살리기 위해 체중을 줄였다. 이용규는 나 같은 유형의 선수는 스피드가 핵심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하면서 근육량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니까 자연스럽게 이렇게 됐다. 물론 힘이 빠지는 건 아니라서 (감량하는데) 부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 공백에 따른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물론 이용규는 이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이용규는 과거 시즌 초에 다쳐서 1년 쉰 적도 있다. 또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는 선수도 더러 있지 않나. 1년 쉬고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건 선수로서 핑계다”라며 걱정해 주시는 분들의 마음은 잘 알지만, 운동을 못한 것도 아니고, 그것 때문에 못 한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내가 철저히 준비를 잘하면 문제는 없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책임감이 커진 건 팀 성적 추락이다. 2018시즌 정규시즌 3위를 거뒀던 한화는 2019시즌 9위에 그쳤다. 이용규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마음이 무겁다. 그는 작년에는 감독님이 구상 하신 대로 잘 안 돌아갔다. 선수들이 이제 믿음을 줘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며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는 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 캠프도 반환점을 돌았다. 심적으로 짜증 나고 힘든 시기다. 이럴 때 릴렉스가 중요하다. 나보다는 코치님들이 잘 해주셔서 분위기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으로 리드오프로 이용규는 더 많이 뛸 생각이다. 이용규는 우리 팀은 타격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시즌 내내 라인업을 유지한다면 좋은 승부 펼칠 수 있는 저력을 갖췄다”며 출루를 많이 하는 게 내 개인적인 목표이자 바람이다. 타율 3할은 당연하고, 도루 20개 이상을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이용규는 올 시즌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엄지 척 바람을 불어넣고 싶다. 타자들이 안타를 때리거나, 득점을 하거나, 팀이 승리하는 등 좋은 일이 있을 때 다 같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세리머니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관중석의 팬들의 동참도 이끈다는 계획이다. 주장으로서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의도였고, 스프링캠프에서 열리는 자체 연습경기에서 한화 선수들은 ‘엄지 척 세리머니 연습도 빼놓지 않고 있었다.
엄지는 많이 들어야 좋다. 팬들께서 지겨워하실 정도로 들어야 팀이 좋은 것 아니냐. 팬분들이 손 올리기 힘들 정도로 하겠다.” 주장 이용규의 올 시즌 공약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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