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형병원들, 꽉 찬 국가지정병실에 앞다퉈 '음압병실 개방'
입력 2020-02-27 17:24  | 수정 2020-03-05 18: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국가지정병원 음압병상이 한계 상황에 다다르자 민간 대형 병원들이 앞다퉈 음압병상 개방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27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은 이날 김천의료원에서 이송된 70대 코로나19 여성 환자를 외부 시설과 차단된 고도격리음압병실에 입원시켜 치료 중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총 6개의 음압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중으로 별도의 감염관리병동을 신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의료상황이 어려운 대구·경북 지역의 중증 환자 치료를 도와달라는 방역당국의 요청이 있었고, 병원이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해 환자를 이송받았다"고 말했습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이하 메르스)이 유행할 당시 감염 확산으로 병원이 부분 폐쇄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서울병원도 고민 끝에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나서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총 17개의 음압병상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은 이날 의료진 등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확진자를 국가지정병원만으로는 수용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고, 특히 대구·경북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면서 "국가가 민간병원에도 환자 수용을 요청했고 삼성서울병원도 수용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권 원장은 "이를 수용할 경우, 환자와 케어기버(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의료인 본연의 사명감 사이에서 깊은 고민 끝에 국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조만간 확진 환자가 이송될 것"이라며 "만반의 준비로 원내 감염이나 의료진 감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오는 3월 2일부터 22개 음압병상을 모두 코로나19 환자 치료용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음압병상에 있는 환자들은 모두 다른 병실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총 18개의 음압병상을 운영 중인 서울성모병원은 앞으로 1주일 정도의 준비과정을 거쳐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개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감염에 취약한 백혈병 등의 중증혈액질환으로 입원 치료 중인 환자들이 많아 음압병상 개방을 두고 고심했지만, 코로나19 환자 치료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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