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권영진 요청 거절한 이재명, 하루 만에 말 바꿔
입력 2020-02-27 17:14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 =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 환자 수용 요청을 거절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권 시장이 요청한 것은 코로나19 경증환자의 대규모집단 수용이었다"면서 "중증환자용 음압병실은 얼마든지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해가 있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경기도에는 이미 대구 경북 지역 중증 코로나 환자가 음압병실에 여러명이 와 있고 앞으로도 음압병실 여력이 되는 한 중증환자는 계속 받을 것"이라면서 코로나 환자 요구 거절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안전한 음압병실에 중증 코로나환자 수용을 거절할 만큼 경기도가 매몰차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는 전날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 밝힌 입장과 온도차가 있다. 당시 이 지사는 "경기도 소재 병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권 시장의 요청에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도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거절했다. 코로나 중증환자 수용에 대한 입장인지, 경증환자 수용에 대한 입장인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도 없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대구 민간병원의 일반환자를 경기도로 옮기고, 대구에 코로나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권 시장에게 재제안했다. 글의 행간을 보면 코로나19 환자 대신 일반환자를 보내달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글을 쓴 이 지사에 응원과 비판이 동시에 쏟아졌다.
하지만 이 지사는 하루지난 이날 "대구시장께서 경기도에 요청한 것은 경기도의료원이나 성남의료원을 통째로 비워 수백명의 경증코로나 환자를 수용해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대량의 경증 감염환자를 원격지로 집단 이동하는 것은 확산저지라는 의료적 측면에서 부적당하고, 도심 의료원에 타지역 환자를 대규모 수용할 경우 도민 반발을 감당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큰 혼란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미 해왔던 대로 어느 지역이든 중증코로나 환자는 음압병실 역량이 허용하는 한 계속 경기도가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증 코로나 환자는 계속 받겠다는 것인데 이는 이 지사가 수용 반대 이유로 댔던 도민 불안과 피해, 경기도에 닥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에 여전히 부합해 이 지사가 불리해 진 여론을 극복하기 위해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