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매도 폭탄에 코스피 73兆 증발…이틀 연속 1% 하락
입력 2020-02-27 16:54  | 수정 2020-02-29 15:42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외국인들이 4거래일 연속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면서 코스피 패닉장이 펼쳐지고 있다. 계속되는 매도 폭탄에 코스피가 연일 1% 이상 하락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대비 21.88포인트(1.05%) 내린 2054.89에 장을 마쳤다. 이날 2.90포인트(0.14%) 내린 2073.87로 개장한 후 상승 전환해 장중 한때는 2085.40까지 오르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당초 시장 기대와 달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 수가 1500명을 넘어서면서 지수는 2050까지 밀리며 낙폭했다.
문제는 외국인 수급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3조 가까이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역적 변수가 아닌 국가 재난 상태로 격상된데다 국내 경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면서 당분간 투매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 팔자 행렬에 같은 기간 코스피는 2.79%포인트 하락했고 시가총액 또한 73조원이 증발했다. 특히 IT 전자·전기 업종에서 매도세가 집중됐다. 이날에만 2018억원을 물량을 내놓는 등 최근 4거래일 동안 2조원 가량 순매도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한은의 발표이후 낙폭을 이어간 것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금리 동결에 따른) 주식시장의 실망감이 표출된 것"이라며 "외국인의 선물 매수 축소 등을 고려하면 증시 낙폭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을 반영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추세였으나, 한은은 예상과 달리 신중한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대한 기대와 현실 간에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한은의 금리 동결로 정책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외국인 매도 규모가 확대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이날 일제히 떨어졌다. NAVER가 2% 넘게 빠졌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차, 셀트리온, 삼성물산이 줄줄이 1% 약세를 보였다.
개인투자자와 기관은 각각 3483억원, 72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55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46포인트(2.51%) 내린 638.17로 종료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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