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단독] 집 보여주다 중개인까지 감염…봄 이사철에도 문닫는 부동산
입력 2020-02-27 15:55  | 수정 2020-02-27 16:50

지방에서 올라온 부부에게 집을 보여주다 부동산 중개인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봄 이사철 성수기에도 문을 닫는 부동산이 늘어나고 있다. 12·16대책 이후 거래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 우려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거래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관악구청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발표된 관악구 첫 확진자가 이 지역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실무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 50대 부부(372번·573번 확진자)는 앞서 지난 19일 서울로 올라와 영등포, 구로, 관악 구 등지에서 딸이 거주할 집을 보고 다녔다. 이후 25일 관악구는 이 부부와 밀접접촉한 60대 여성이 관악구 첫 확진자라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 첫 확진자 직업을 관악구는 밝히지 않았으나 확진자 동선을 통해 이 부부에게 집을 보여준 부동산 중개업소 실무자로 판명됐다. 이같은 사실이 관악구 지역내에 알려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 부부가 당시 방문했던 구로·관악구 등 일부 중개업소는 이번 주말 휴업하기로 했다. 관악구 30대 주민 A씨는 "전세를 내놔야 하는데 중개인이 감염됐다는 소식에 부동산 방문이 겁난다"며 "집 내놓는 것도 미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확진자가 나온 다른 지역도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는 양상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지역은 최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노원구에서 집을 구하고 있는 40대 B씨는 "매물 자체가 귀하고 코로나 공포까지 겹치면서 상계·중계동을 다 뒤져봐도 중개업소 통해서 보고 다닐 집도 섭외가 잘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통상 봄 이사철을 앞두고 2~3월 부동산 거래량이 늘지만 올해는 12.16대책 여파에 코로나19까지 겹쳐 거래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 증가세를 타고 12월 11만8415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 10만1334건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음달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시세 3억원, 비규제지역에서 6억원 이상 집을 구매할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점도 위축 요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기존에 집을 계약해 잔금을 치를 경우를 제외하면 신규 문의 등은 뚝 끊긴 상황"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거래량과 시세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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