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천지 제공 신도 명단 믿을 수 있나
입력 2020-02-27 15:10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사진 =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발화점이 되고 있는 신천지예수교회(신천지)가 정부에 제출한 신도수를 놓고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천지가 공식화한 24만5000명의 신도수가 정부 제출때 21만명으로 축소되고, 지자체가 자체 확보한 신도수와 차이가 나 원자료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27일 질병관리본부(질본)와 신천지 등에 따르면 신천지는 지난 25일 질병관리본부에 21만2324명의 신도 명단을 제출했다.
질본으로부터 신천지 신도 명단을 건네 받은 17개 시도는 가용인력을 총 동원해 해당 신도를 대상으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숫자다. 지난 23일 신천지는 코로나 감염 신도 확산에 따른 공식 입장 발표 자리에서 신도수가 24만5000명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제출한 신도수 보다 3만2676명이 더 많다. 이를 두고 신도 축소 의혹이 불거지자 신천지는 "정부에 제출한 신도수는 국내 신도수"라면서 전날 저녁 해외교회 소속 성도 3만3281명의 명단을 추가로 제출했다.
신천지 주장대로 1차 제출분에 2차 명단까지 합하면 신천지 신도수는 애초 발표 내용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가 자체 확보한 신도수와 차이를 보이면서 신도수 축소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재 17개 시도중 신천지 제출 자료와 비교할 수 있는 자체 신도수를 확보한 곳은 경기도가 유일하다.
경기도는 지난 16일 과천 신천지 본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신도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5일 신천지 과천 본당을 강제 조사했다. 경기도는 과천예배 참석 신도중 2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강제조사를 강행했다. 디지털포렌식 전문가까지 동원해 경기도 거주 신도 3만3582명, 지난 16일 과천교회 예배 신도 9930명의 명단을 입수했다. 하지만 정부가 신천지로부터 받아 경기도에 통보한 경기도 신도수는 3만1608명으로 1974명이 더 적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 대목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그는 신천지가 질본에 제공한 경기도 신도수와 경기도가 자체 확보한 신도수가 왜 일치하지 않는지 조사중이다. 이 지사는 "(신도수가) 왜 차이가 나는지, 중복 또는 누락 여부 등은 없는지 확인한 후 상응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신천지가 정부의 신도명단 제출 요구에 협조하면서도 신뢰를 못얻는 이유는 지난 22일 1월말 기준이라며 공개한 전국의 종교시설에서도 차이가 확인되는 등 전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신천지는 전국 1100개 종교시설을 공개하면서 경기도에 239곳이 있다고 밝혔지만 경기도가 교회 관계자, 제보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는 270곳으로 돼 있었다. 이 가운데 111곳만 신천지 자료와 일치하고, 45곳은 현장조사 결과 신천지 시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신천지는 대구 집회에 참석한 경기도 내 신도가 20명이라고 정부에 통보했지만 경기도 파악결과 35명이었고, 정부에 제공한 지난 16일 과천집회 참석자도 1620명이 아닌 9930명이었다.
정부는 신천지의 신도수 축소 논란에 "(신도수가) 누락되거나 고의로 명단이 제출되지 않았을 경우 방역적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신천지측이)못 밝히는 우등생이 있다는 말인데 과연 그 우등생이 누굴까'라면서 신도로 활동중인 유력인사 등을 고의로 배제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신천지측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신천지가 제출한 신도명단에 교육생이 포함돼 있지 않아 코로나 사각지대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천지 교육생은 약 7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대해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뒤늦게 "신천지측에 교육생 명단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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