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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포바, 코리아오픈 정착 주역…한국 예능 출연도 화제
입력 2020-02-27 11:26 
최근 은퇴한 샤라포바는 2004년 여자프로테니스 WTA투어 ‘코리아오픈’ 참가 및 우승 당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코리아오픈은 샤라포바로 흥행에 성공하며 매년 열리는 대회로 정착했다. 제1회 코리아오픈 2라운드 승리 후 환호하는 샤라포바. 사진=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마리야 샤라포바(33·러시아)가 프로경력 19년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 열풍이 거셌던 2000년대 초반 샤라포바는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스타로 혜성처럼 나타나 역사상 상업적으로 가장 흥행한 여자테니스 선수가 됐다.
한국은 2004·2005년 샤라포바, 2006년 ‘알프스 소녀 마르티나 힝기스(40·스위스)라는 미녀 스타들의 잇따른 방한으로 상당한 테니스 붐이 일었다.
샤라포바는 프로 3년차에 윔블던을 제패하여 외모뿐 아니라 실력도 최정상급임을 입증했다. 첫 방한은 윔블던 챔피언 등극 후 3달 만에 성사됐다.
마침 2004년은 한국이 처음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대회 개최국 반열에 오른 때였다. 샤라포바가 제1회 코리아오픈에 출전하여 우승하는 과정에서 문자 그대로 구름 관중이 몰려와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WTA에서는 코리아오픈 창설을 승인하면서도 정례화 여부는 첫 대회 성공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샤라포바는 단발성 대회에 그칠 수도 있던 코리아오픈이 지금까지 매년 열릴 수 있게 한 최고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랴포바는 2005년에도 한국을 찾아 비너스 윌리엄스(40·미국)와 이벤트 대결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당시 비너스는 윔블던 3회 및 US오픈 2번 등 5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에 빛났다.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은 입석조차 암표로 팔릴 정도로 샤라포바를 직접 보겠다는 인파로 안팎이 붐볐다.
샤라포바는 훗날 한국 역대 최고 예능으로 자리매김하는 ‘무한도전 위상에도 큰 도움이 됐다. 아직 ‘무모한 도전이었던 2005년 2편에 걸쳐 출연하여 훗날 세계적인 스타들이 방한하면 꼭 찾는 프로그램이 됐다.

무한도전 측도 2017년 ‘글로벌 프렌즈 베스트 스페셜에서 샤라포바를 이후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종합격투기), 티레이 앙리(축구), 스테판 커리(농구), 잭 블랙(할리우드)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하게 된 계기로 재조명했다.
샤라포바는 2004·2005년 받은 환대를 좋은 추억으로 여기며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을 또 찾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2006, 2012년 방한이 잇달아 무산되며 더 인연을 맺진 못했다.
2006년 샤라포바 방한은 새해 첫날 그랜드슬램대회 4회 우승자 린지 대븐포트(44·미국)와 이벤트 매치로 추진됐다. 그러나 결혼 3년 만에 대븐포트가 첫 아이를 임신하면서 샤라포바 방한도 어그러졌다.
대븐포트는 한국 입국 예정일을 2주 남기고 임신 사실을 알았다. 행사 주최 측이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만한 거물을 섭외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샤라포바도 방한을 강행할 명분이 없었다.
2012년 방한은 샤라포바 후원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 운영체계 신제품 ‘윈도8 홍보를 위해 추진했다. 윔블던 우승으로 2004년 월드 스타가 된 샤라포바가 2009~2011년 윔블던 챔피언 카롤리네 보즈니아키(30·덴마크)와 이벤트 매치를 벌인다는 구상이었다.
당시 보즈니아키는 과감한 비키니 화보도 찍는 등 샤라포바 이후 가장 매력 있는 실력파로 꼽혔다. 샤라포바도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실력이 건재할 때다.
‘윈도8 월드 빅매치 in 서울이 성사됐다면 샤라포바는 2004, 2005년 방한 못지않은 화제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보즈니아키전을 준비하다 목 관절 염증이 발견되어 방한 3일 전 행사가 취소됐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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