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19로 중국보다 국내증시 더 타격…이유는?
입력 2020-02-26 15:18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준 가운데 정작 중국증시보다 국내증시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일 종가 기준 0.6% 줄어든 반면, 코스피 지수는 5.4% 마이너스가 났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첫 발병한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중국 증시보다 국내 증시의 낙폭이 더 큰 셈이다.
최근 한달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면 상해종합지수는 오히려 9.7% 증가했다. 이에 반해 코스피 지수는 같은 기간 0.72%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증시가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가 지수 방어에 성공한 이유로 중국 정부의 발빠른 재정정책을 꼽았다.

중국은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의 금리를 3.25%에서 3.15%로 0.1%포인트 낮췄다. 또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 역시 4.15%에서 4.05%로 인하했다. 그사이 코로나 확진자수 증가세도 둔화되며 증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반면 국내증시는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맞물려 외국인 엑소더스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1년 4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7712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갑작스레 확진자가 증가한만큼 정책 논의가 부족했다"며 "정부의 '코로나 추경' 등 정책 실시 가시화와 확진자 수의 둔화 시점이 바닥을 잡는 중요 체크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약 12년간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일간 순매도 규모가 9000억원을 초과한 경우는 124건에 불과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과거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 때의 규모를 넘어섰다"며 "평균적으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출현 이후 지수가 급락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 55영업일이 소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가 최근 3년래 최대치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순매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급락한 지수를 전 고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투자 세력 역시 외국인"이라며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지수 추가 하락에 대비하기보다는 바이러스 사태 진정에 따른 지수 반등에 대비하는 매수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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