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카데미 휩쓴 韓 영화…베를린서도 `훨훨`
입력 2020-02-26 13:58  | 수정 2020-02-26 16:14
25일(현지시간)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영화 `도망친 여자`로 초청받은 홍상수 감독(오른쪽부터)이 배우 김민희, 서영화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 = 연합뉴스]

세계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베를리날레)'를 찾은 한국영화가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와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은 각각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좋은 인상을 남겼다.
홍상수 감독이 연인인 배우 김민희와 7번째로 협업한 '도망친 여자'는 25일(현지시간) 제 70회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됐다.'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떨어져 지낸 적이 없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에 여주인공 감희(김민희)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두 번의 약속된 만남과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감희의 변화를 섬세한 연출로 그려낸다. 배우 김민희와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했다. 영화제에는 홍 감독과 김민희, 서영화가 참석했다.
외신은 대체로 호평을 보냈다. 버라이어티는 "여성 간 상호작용에 관한 활기 넘치고 진솔한 홍상수식 삶의 세 조각"이라고 평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도망친 여자'는 관계의 역학이나 성 역할을 값진 방식으로 건드린다"고 표현했다.
영화 `사냥의시간`으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박정민, 안재홍, 이제훈, 박해수. [사진 제공 = 리틀빅픽처스]
홍 감독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삶은 어떤 종류의 일반화도 모두 뛰어넘는 것"이라며 "나는 영화를 만들 때 모든 일반화와 장르 테크닉, 효과 등을 배제한다. 그리고 나 자신을 열고 믿는다"라고 했다. '도망친 여자'는 경쟁 부문에 초청된 17개의 작품과 최고 영예인 '황금곰상'을 두고 경합한다. 한국 영화가 '황금곰상'을 수상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다. 수상 여부는 폐막식 하루 전날인 29일(현지시간) 최종 결정된다.
비경쟁 부문인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에 한국 영화 최초로 초청 받은 '사냥의 시간'을 향한 호평도 쏟아졌다. 22일(현지시간) 베를리날레에서 최초 공개된 영화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상영 뒤 기립박수까지 받으며 주목받았다. 윤성현 감독이 배우 이제훈·안재홍·박정민·박해수 등과 함께 레드카펫에 참석하자, 현지 언론의 취재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기생충'의 최우식은 다른 영화 촬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간의 이야기를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한국에서는 26일 개봉을 예고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첫 상영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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