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공항 집어삼킨 코로나19…이용객 절반으로 `뚝`
입력 2020-02-26 11:41  | 수정 2020-02-26 13:15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이 한산하다. [지홍구 기자]

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가 하늘길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집어삼켰다.
1월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여행심리까지 위축시키면서 인천공항 이용여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외국에 있는 한국인 관광객을 돌려보내는 송환 조치가 최근 이스라엘에서 발생하면서 여행객들의 불안 심리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2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국가인 중국 노선 이용객은 1월 19일 4만3538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23일 20% 수준인 8443명으로 낮아졌다.

190개 도시를 연결하는 인천공항 전체 노선의 이용 여객 실적도 반토막이 났다. 1월 20일까지 20만명대 이던 일일 평균 이용객은 지난 23일 10만4790명으로 뚝 떨어졌다.
중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많은 코로나 환자가 나오면서 한국을 여행하려는 외국인이 급속히 감소하고, 외국 여행을 취소하는 한국인이 늘어난 탓이다.
최근에는 한국인 또는 한국 방문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별도 관찰 기간을 두는 국가까지 늘면서 인천공항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스라엘, 바레인, 키리바시, 사모아, 홍콩, 요르단, 마카오, 싱가포르 태국, 마이크로네시아 등 20여개 국가가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매일 20만 명 이상이 이용하던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은 연일 한산하다. 이날 3층 출국장에서 만난 김모씨(52)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돼 여행계획을 취소하려 했지만 위약금이 너무 많아 떠나기로 했다"면서 "여객터미널이 이렇게 한산한 적이 있었나 싶다"고 전했다.
북미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는 한 가족은 "이스라엘로 여행갔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강제로 송환됐다는데 우리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외교당국이 해외에서 피해를 보는 국민이 없도록 확실히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님이 줄면서 공항 상업시설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1월 3주차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1.9% 성장했던 공항 면세점은 1월 4주차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어 2월 첫째주 17.2%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식음료 매출은 31.5%가 줄었다. 인천공항 입점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면서 "한시적으로라도 임대료 축소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한국인 입국 금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면서 공항 이용 여객이 절반으로 줄고, 이로 인한 공항 면세점, 식음료점, 항공사들의 어려움이 크다"면서 "공항 전 업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 = 지홍구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