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모펀드시장 신뢰도 `뚝`…설정액 22개월만에 감소
입력 2020-02-25 17:30  | 수정 2020-02-25 20:38
사모펀드 시장 성장세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원금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탓이다. 특히 국내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면서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설정액이 줄어드는 등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모양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사모펀드 설정액이 2765억 원 줄어들어 2018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7~10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논란, 해외금리연계형 DLF 원금손실 사태, 라임 펀드 환매 중단 등 잇단 악재에도 사모펀드 시장은 근근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국내 운용사와 판매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면서 시장이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해외 사모펀드도 지난달 설정액이 1조2739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쳐 자금 유입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산운용 업계에서 해외 대체투자 붐이 일면서 지난해 해외 사모펀드에 월평균 3조45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사모펀드 시장은 2018년 2월 이후 가장 작은 성장폭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사모펀드에 월평균 6조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며 시장이 크게 확장됐으나 지난달 설정액이 9974억 원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유형별로는 파생형, 혼합채권형,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가 전달 대비 각각 4867억 원, 195억 원, 104억 원씩 감소했다. 특히 파생형 사모펀드는 지난해 9월(32조4300억 원)부터 설정액이 꾸준히 감소해 지난달 말 기준 29조7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부동산 펀드는 97조4100억 원에서 99조5900억 원으로 오히려 전달 대비 2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 라임자산운용이 크레딧인슈어드 펀드(CI)를 추가 환매중단하면서 멀쩡한 펀드자금을 끌어다 부실 펀드에 투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투자자 신뢰를 크게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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