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똑같이 확진자 다녀갔는데…한곳은 휴점, 다른곳은 영업?
입력 2020-02-25 14:59  | 수정 2020-02-25 16:24
지난 10일 롯데면세점 본점에 방역조치 안내문구가 마련돼있다. [사진 = 신미진 기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데 한동안 영업 안 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동선이 공개되면서 이들이 방문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요 타깃이 된 다중이용시설은 백화점과 면세점, 편의점 등 점포다. 정부는 방역 조치 후 24시간 휴점을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통합 지침이 없어 혼선도 잦다.
25일 질병관리본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에 노출된 장소는 소독을 실시한 후, 다음날까지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24시간 동안 휴점하는 이유는 소독제 사용에 따른 위해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바이러스는 소독 당일 사멸한다는 게 질본 측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동선이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주로 다중이용시설은 편의점이다. 편의점 5개 브랜드 중 미니스톱을 제외한 GS25와 CU,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이 모두 포함됐다. 지역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 포항, 구미, 청주, 제주 등 전역이다.
편의점은 대부분 지침대로 24시간만 휴점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자영업자인만큼 장기 휴업할 시 타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CU는 확진자가 방문한 점포를 24시간 휴업하되, 문을 닫는 기간동안 도시락과 주먹밥 등 유통기한이 지난 간편식에 대해 폐기 금액을 100%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긴급 지원책을 마련했다.

백화점의 경우 휴업일 수가 더 길었다. 소독을 실시해야 하는 매장 크기가 클뿐 아니라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선제적 대응인 셈이다.
앞서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은 23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됨에따라 방역 후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휴점했다. 확진자 동선에서 제외됐지만 같은 건물을 쓰는 롯데면세점 본점도 같이 문을 닫았다. 이 기간동안 백화점과 면세점이 본 손실은 총 600억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역시 33번 확진자가 다녀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휴점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침대로는 방역 후 다음날 운영해도 되지만 매장이 워낙 넓은데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엘리베이터 내부까지 소독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휴점 범위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지난 23일 방역 후 휴점했다. 그러나 휴점 기간이 하루인 점, 휴점 대상이 백화점 전체가 아닌 식품관으로 제한된 점 등을 두고 소비자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확진자가 매장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했고 식품관 외 다른 곳은 방문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지역 보건소와 함께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질본이 발표한 코로나19 소독 안내에 따르면 확진자가 다녀간 점포 방역 범위에 대한 언급은 '오염된 장소'로 추상적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지역별 보건소 지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했다.
질본 측은 "지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에 준해 환경소독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소독 조치가 이뤄진 경우 영업재개 등 해당 장소를 이용할 수 있고, 영업재개 시점은 업체 사정에 따라 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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